발달장애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화가 꿈꾸는 김도훈씨

“제 인생을 바꿔 준 조성모 가수처럼 저도 어려운 이웃을 도울게요”

‘2018 크리스마스 슈퍼콘서트-용인’이 열린 23일 용인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발라드 황태자 조성모가 팬인 발달장애 작가 김도훈 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태형기자
‘2018 크리스마스 슈퍼콘서트-용인’이 열린 23일 용인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발라드 황태자 조성모가 팬인 발달장애 작가 김도훈 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태형기자

 

“가수 조성모를 알게 된 이후 그림과 한글을 배우면서 발달장애를 극복했으니, 저도 성모 형처럼 어려운 이웃을 도울게요.”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김도훈씨(26)는 23일 경희대 국제캠퍼스 선승관에서 열린 본보 주최 <2018 크리스마스 슈퍼콘서트-수원>에서 조성모를 만난 뒤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e)을 지닌 발달장애 작가다. 서번트 신드롬은 장애가 있으나 암기, 계산, 음악, 미술 등 특정 영역에서 우수한 능력을 갖는 현상을 말한다. 김씨의 이런 능력은 가수 조성모를 만나면서 드러났다.

김씨는 발달장애를 앓고 있던 탓에 어린 시절부터 인지, 학습면에서 성장이 더뎠다. 부모인 김명구(60)ㆍ우은주씨(55)의 걱정이 날로 깊어가던 중 새로운 변화가 찾아온다. 1998년, 당시 6살이었던 김씨가 가요계의 떠오르는 혜성이었던 가수 조성모의 노래에 빠져들게 되면서 한글을 깨우치기 시작한 것.

말과 글 중 어느 것 하나 또래 수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조성모의 노래인 ‘To Heaven’, ‘아시나요’ 등을 들으면서 한글을 습득했고, 미술에도 점차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평소 그림에 관심이 있던 아버지와 누나의 영향으로 미술에서는 뛰어난 발전을 보여 개인전을 진행할 정도에 이르렀다.

2013년부터 세계장애인협회와 국내 대학 교수들의 추천으로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 약 7회의 전시를 개최으며 국내에서도 서울, 수원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 해 보건복지부로부터 미술 관련 상을 수상하면서 실력 또한 인정받았다.

2015년부터는 매일 왕복 100km거리인 오산 소재 성심학교에 출근하면서 몸이 불편한 학생들을 돕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콘서트에서 김씨는 조성모 가수에게 자신의 작품 5~6점을 선물하면서 이 같은 이야기를 전달해 의미를 더했다.

김씨는 “조성모씨 덕분에 언어에 눈을 뜨고 미술에 관심을 갖게 돼 지금에 이르렀다”며 “앞으로도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조성모도 “발달장애를 겪은 형이 생각 나 남일 같지 않다”라며 “좋은 부모님 밑에서 올곧게 자란 친구인만큼 앞으로 나도 어려운 이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돕겠다”고 약속했다.

권오탁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