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평화의 상징 수원시청 女아이스하키팀 / 이제 실력으로 출범 의미 증명해 내야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출범했다. 국내 최초로 창단된 여자 실업팀이다. 초대 감독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국가대표팀 코치였던 김도윤씨를 선임했다. 선수단 11명 역시 평창 동계 올림픽 국가대표 출신과 전 국가대표 선수 등이다. 수원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곧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자체로 시민에 주는 자부심은 크다. 출범식에 보내진 많은 시민의 박수도 그런 의미다.

염태영 시장이 팀 창단의 의미를 설명했다. “올해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최초 남북 단일팀이 성사됐고, 이를 계기로 남북 화해 협력무드가 만들어지면서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결실을 맺었다. 이것이 스포츠가 가진 위대한 힘이다.” 뺄 것도, 더 할 것도 없는 정확한 메시지 전달이다. 여자아이스하키라는 종목 하나가 갖는 의미를 넘어선다. 남북화해, 평화통일에 대한 열망이 담긴 출범이다.

반면에 이로 인해 갖게 되는 책임도 크다. 남북화해, 평화통일은 민족의 염원이다. 그 염원을 풀어가는 방법론은 다양하다. 문재인 정부의 통일 프로젝트에 무한 신뢰를 보이는 국민도 있다. 무책임하고 무방비한 모험이라며 불신을 보내는 국민도 있다. 수원시민들의 뜻도 정확히 그렇게 갈린다. 창단식을 시민 모두가 쌍수로 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언제든지 팀 창설과 운영에 대한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 행정이란 게 그런 것이다.

여기서 의성 컬링팀의 예를 보자. 의성군은 열악한 환경의 작은 지자체다. 그럼에도, 컬링팀을 만들었고 운영했다. 그 팀이 동계 올림픽에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강호들을 물리치고 은메달을 획득했다. 국민이 성원했고 자랑스러워했다. 의성군의 지명도도 수직 상승했다. 지역 특산물인 마늘이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찾는 이 없던 작은 지역에 관광객도 생겼다. ‘팀 킴 논란’ 때는 의성군이 전국 뉴스의 초점이 됐다.

수원시 하키팀이 참고해야 할 길이다. 평화의 상징? 통일로 가는 견인차? 이는 선수단이 새겨야 할 목표가 아니다. 선수단이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될 영역이다. 스포츠는 실력으로 점수 매겨진다. 성적으로 창단 의미를 증명하면 된다.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과 수원의 명성을 드높이면 된다. 의성 컬링 낭자들이 ‘갈릭(마늘)의 기적’을 만들었듯이 수원 하키 낭자들은 ‘갈비의 기적’을 만든다는 각오를 다지면 된다.

쉽지 않은 약속을 끝내 실천에 옮긴 수원시 의지를 높이 산다. 원 없이 운동할 보금자리를 찾게 된 선수들에게 더 없는 축하를 보낸다. 이제 130만 수원시민의 자랑, 수원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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