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비극 "전국구 맛집 선정 방송 됐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페이스북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페이스북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tvN '수요미식회'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전국구 맛집 선정 방송이 됐다고 밝혔다.

황교익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확행? 돈가스 먹으려 새벽 3시부터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고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황교익은 "'수요미식회는 맛집 선정 방송이 아니다. 식당은 음식 이야기를 풍성하게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것. '수요미식회' 초창기에 진행자와 내가 이 말을 수시로 했다. 녹화 끝에 진행자가 '어디가 맛있었냐'라고 물어보면 '우리 동네 식당. 슬리퍼 끌고 갈 수 있는 동네 식당이 제일 맛있다'라는 말도 자주 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시청자는 '수요미식회'를 맛집 선정 방송으로 소비할 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외식업의 큰 문제는 '동네 식당'이라는 개념이 사라졌다는 것"이라며 "소비자는 전국구의 맛집으로 몰려다닌다. 이런 식당은 한 번 가서 인증샷만 누르고 오면 된다. 주인과 손님 간의 정 쌓기는 없다. 공간에 대한 애착도 없다 '수요미식회'에서만은 그런 부작용을 피하고 싶었으나 결국엔 실패했다"고 전했다.

황교익은 "기사를 보면 '백종원의 골목식당'도 결국 전국구 맛집 선정 방송이 됐다. 이 방송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공동체가 깨진 마당에 어차피 모두 자기 동네 식당은 관심도 없을 것이고 우리 모두 풍선 누르기 놀이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문제는 다 알고 있으나 당장 그 어떤 해답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이 비극이다"고 덧붙였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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