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8년이 끝나가고 ‘황금돼지의 해’인 2019년이 다가오고 있다.
인천문화예술계는 인천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시민참여형 프로그램 운영, 예술가 양성 및 지원, 문화역사적 가치 발굴 등에 힘썼다.
시민대학, 아트플랫폼, 문화정거장 등 프로젝트는 시민들과 문화예술인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계기가 됐다.
본보는 인천문화계의 어제와 내일이라는 주제로 인천문화계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유지상 인천시 문화체육관광국장과 유세움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위원, 그리고 문계봉 인천문화재단 이사에게 인천만의 독창성, 저변확대, 대중성, 젊은 어필 등에 대해 대담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Q올해 인천 문화계에서 잘된 점과 부족했던 점을 꼽자면?
A유 국장=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 한 해였다. 또 생활문화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한 것과 문화사각지대에 대한 예술 활동 지원체계를 촘촘하게 구축한 것도 매우 큰 성과다. 다만 섬 마을 예술축제, 개항장 예술축제는 지역예술인과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해 아쉽다.
유 위원=이야기하기 쉽지가 않다. 잘된 점이라 하면 ‘핵심문화시설 100인 위원회 운영조례’ 폐지다. 문화 권력의 상징이었던 ‘100인 위원회’를 폐지함으로 의견 수렴을 다양한 분야와 시민들의 의견 청취를 위한 계기를 만들어 가고자 했다. 부족한 점은 1회성 성격이 강했던 문화 행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음에 대한 아쉬움이다.
문 이사=다양한 문화네트워크들이 만들어져 시의 문화정책에 대한 비판과 감시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포럼의 경우, 토론 현장에서 모아진 다양한 의견들이 실제로 인천시 문화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Q타지역과 차별된 인천만의 예술문화는 무엇일까?
A유 국장=인천은 음악산업을 중심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영화를 중심으로 한 축제는 많으나 ‘페스티벌’로 특화된 지역은 거의 없다. 이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활성화를 위한 음악인프라를 확충해 나간다면 음악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유 위원=인천은 ‘수용’이라는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탈도 많지만 유입이 많은 도시다. 이와 함께 인천아트플랫폼 10주년과 서해평화프로젝트도 궤를 함께 하여야 할 것이다. 융합하고 개척하고 앞으로의 평화 세대를 이끌어 갈 인천의 예술을 확장하고 확대해야 된다고 본다
문 이사=해양도시로서의 인천, 동북아 허브도시로서의 인천, 최초로 서구문물이 유입된 개항장으로서의 인천, 노동도시로서의 인천, 분단극복과 통일의 중심도시로서의 인천 등에서 비롯된 다양한 층위의 문화예술들이 타지역과 차별화된 인천만의 고유한 문화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Q인천만의 예술 문화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까?
A유 국장=일상에서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19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일본 도시마구, 중국 시안과 함께 인천 문화를 1년 동안 교류하게 된다. 인천의 문화를 담은 공연콘텐츠 개발·지원사업도 지속 추진한다. 독립군들이 부평 무기공장을 폭파시키기 위한 이야기인 그린‘조병창’과‘두 여자의 집’등이 좋은 예시다. 이처럼 전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콘텐츠들이 있다.
유 위원=너무 ‘인천만의’라는 단어에 집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보니 정작 다양한 상상력을 ‘인천’으로 한정하여 생각하게 되며 예술가들 또한 갈등 하고 있다. 인천은 풍부한 상상력과 예술성을 갖고 있는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하고 이들이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그것이 ‘인천만의’ 문화 예술이다.
문 이사=사실 문화를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하는 것은 다소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러한 사고가 문화예술정책의 기조가 되면 안된다. 깊이 있는 문화예술보다는 잘 팔리는 관광상품 위주의 문화컨텐츠들이 양산될 것이고 순수한 문화예술작품들이 사장된다. 문화적 고유성이 한국문화의 보편성까지 획득하게 될 때 인천의 문화예술은 인천 차원을 넘어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문화예술이 될 수 있다
Q젊은층 그리고 어린친구들에게 어떻게 예술, 문화의 필요성을 어필 할 수 있을까?
A유 국장=내년부터는 신규사업으로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유아기부터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고, 어린이집? 유치원 교사 등을 대상으로 ‘유아 문화예술교육’ 교수법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 위원=‘필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들 주변에 ‘길라잡이’가 많지 않을 뿐이다. 기성들이 문화를 즐기고 있지 못한데, 어찌 다음 세대에게 그것을 알려줄 수 있을까? 우리는 ‘예술’마저 주입식으로 교육하려 하고 있다. 다음 세대에게 문화를 알려주고 예술을 즐기게 해주고 싶다.
문 이사=교과과정의 전폭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아울러 문화예술을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구세대의 문화가 한자리에서 만나 서로의 벽과 이질감을 없애고 이해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장이 지속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Q인천 문화 저변 확대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개인 의견?
A유 국장=문화저변 확대시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아울러, 시민의 문화권을 보장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규범도 필요하다.
유 위원=앞에 이야기처럼 이제 우리들 안에 있는 ‘이면(裏面)’을 들여다보아야 할 때다. 우리는 너무 ‘남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해 왔다. 이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해야 될 때다. 가슴 깊이 있었던 자신의 문화적 욕구를 충분히 드러내야 될 때다.
문 이사=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생활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시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또한 전문예술가들이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다층적으로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시민 곁으로 파고드는 활동을 통해서 문화예술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작업은 인천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매우 필요한 활동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송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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