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욱 조부 폭력 언급, 꼭 필요했을까?

배우 신동욱. 스노우볼엔터테인먼트
배우 신동욱. 스노우볼엔터테인먼트

배우 신동욱이 조부의 '효도사기' 주장에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문제는 반박 과정에서 조부의 폭력을 언급했다는 점. 과연 신동욱의 조부 폭력 언급은 필요한 일이었을까.

지난 2일 TV조선은 신동욱의 조부가 효도를 전제로 집과 땅을 손자에게 물려줬음에도 오히려 집에서 쫓겨날 처지가 됐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여기에 신동욱이 자신을 속여 땅까지 전부 가져갔다고 주장하며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른바 '효도사기'로 불리는 이번 사건이 논란이 되자 신동욱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조부의 주장은 모두 허위이며, 소유권 이전 등기 역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행됐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조부의 폭력적 성향을 언급한 부분이다. 신동욱 측은 "조부는 아내, 아들, 손자 등 3대에 걸쳐 가정폭력, 폭언, 살인 협박은 물론이거니와 끊임없는 소송을 진행하며 신동욱을 비롯한 가족 구성원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다"고 밝혔다.

맥락상 위 내용은 이번 논란에 대한 해명과는 거리가 멀다. 굳이 언급을 하지 않아도 됐다.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조부의 폭력 사실을 공개한 이유가, 그가 악의적이고 일방적인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까. 신동욱 본인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도 확보할 수 있을거라는 판단과 함께 말이다.

신동욱의 해명은 그래서 시원한 답변이 되지 못했다. 조부의 주장을 반박하고자 했다면 정확히 어느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를 설명하면 된다. 그렇게 했다면 오히려 간결하고 입장 전달도 더 확실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대중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왜 조부를 내쫓는 건지, 왜 토지 전부를 가져간 것인지 등-은 설명에서 쏙 빠져 있었다. 신동욱을 향한 여론이 싸늘한 이유도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신동욱은 지난 2010년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은 후 치료에 전념했다. 극한의 고통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진 이 질병을 딛고 연예계에 복귀한 그의 의지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신동욱은 그동안의 노력이 빛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소송과 별개로, 신동욱이 과연 대중의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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