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 어비움, 오는 25일까지 ‘보트_A Boat’ 展 개최…4년여의 공백깨고 귀환

▲ 설치중

아트스페이스 어비움이 김새벽 작가의 개인전 <보트_A Boat> 展을 오는 25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김 작가의 다섯번째 개인전이자 지난 4년 간의 공백을 깨고 개최해 더욱 의미가 깊다는 평이다.

전시에서는 작가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과 심리상태를 반영해 전시장 안에 오래된 목조선을 옮겨놨다.

가로 5.2m, 세로 2.3m 규모의 이 목조선은 작가가 직접 만든 것으로 그는 서해안에 방치된 배의 잔해를 수집하고 몸체를 중심으로 주변 파편을 옮겼다.

설계도도 없이 일주일간 진행된 노력이 빛을 발한 덕분에 방치됐던 배는 어느정도 구색을 갖춘 목조선으로 재탄생했다.

고고학적인 발굴과 복원이 연상되는 이번 작업은 ‘배’가 갖는 의미와 작가 스스로의 상황을 연계해 의미를 생성했다.

배가 인류에게 갖는 의미는 ‘가장 오래된 이동수단 중 하나’ 로 현실에서는 대륙의 이동 및 새로운 대지의 발견을, 신화 속에서는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역할을 맡았다.

▲ a boat
▲ a boat

이런 점에서 배는 누군가에게 일상의 변화이자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작가가 이번에 부활시킨 배는 유토피아를 향하며 영원히 회귀하는 순환의 의미를 띄고 있다.

작가는 낙원에 정박한 나태함과 딜레마에서 잠시 정박했지만 4년간의 공백을 깨고 예술가로서의 귀환을 위해 다시 항해를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낙원은 일리아드 오디세이의 ‘오디세우스’ 가 귀환 도중 만난 ‘칼립소’, ‘키르케’ 의 섬 같았다고 한다.

신화에서 칼립소의 섬에서는 오디세우스를 사랑한 칼립소가 7년동안 그를 놔주지 않고 영원한 삶과 부, 명예를 주겠다고 유혹했으며, 키르케의 섬에서는 키르케가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모두 짐승으로 만들어버리는 등 곤혹에 빠지게 했다.

이렇듯 작가가 4년 간의 공백기에서 만난 낙원은 작가에게 달콤한 유혹이자 곤혹의 장이기도 했다.

작가는 “사람은 언제나 결핍을 쫓으며 존재하지 않는 낙원을 쫓아다닌다” 며 “그럼에도 나는 낙원을 믿으며 신화적 내용을 차용한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이들이 낙원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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