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평동, 10년 넘게 ‘주차지옥’ 시달리는데… 市 대책 무용지물

인근 중고차매매상 불법 주·정차 난무 오토컬렉션 주차장 5천대 몰리며 포화
3개 공영주차장엔 600대만 수용 가능 市 “예산확보 어려움… 관리·감독 노력”

10일 수원 권선구 평동 일대가 중고자동차매매상과 공업사, 광택업체들이 불법 주•정차 해놓은 차량들로 인해 ‘주차 대란’을 겪고 있다. 김시범기자
10일 수원 권선구 평동 일대가 중고자동차매매상과 공업사, 광택업체들이 불법 주•정차 해놓은 차량들로 인해 ‘주차 대란’을 겪고 있다. 김시범기자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주차 지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수원시 권선구 평동 일대 주민들이 인근 중고차매매상 등에서 세워놓은 불법 주ㆍ정차 차량으로 인한 주차난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주차난은 10여 년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데, 그동안 수원시에서 내놓은 대책들도 모두 무용지물이어서 시민들의 답답함이 깊어져 가고 있다.

10일 오전 11시께 권선구 평동 은하수 공원 옆 주택가.

평일 오전 공원은 다소 한산한 분위기지만 주차 사정만큼은 녹록지 않았다. 평일 낮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공원 주변에서부터 3㎞ 떨어진 주택가까지는 수백여 대의 불법 주ㆍ정차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차량을 자세히 살펴보니, 차량 앞유리에 차량소유주들의 이름과 차량수리 정보가 적혀 있어 인근 공업사와 광택업체에서 세워놓은 차량임을 알 수 있었다.

평동 일대 주ㆍ정차 위반 단속 건수는 지난 2016년 1만2천205건, 2017년 9천279건, 지난해에는 1만2천299건에 달하는 등 매년 1만여 건의 불법 주ㆍ정차 차량들이 적발되고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A씨(45)는 “내 집에 주차할 공간이 없어 권리 행사를 하지 못한 세월이 자그마치 10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가운데 수원시는 그동안 해당 지역 주차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주차장 조성 등 주차공간 확보에 나섰지만 오히려 주차난이 더 심각해지는 등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시는 지난 2015년 5월, 평동 인근인 서둔동에 수원오토컬렉션(자동차매매단지)을 유치, 지하 6층~지상 1층을 3천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했다. 그러나 오토컬렉션 내 60개 업체가 들어서면서 이곳에 등록된 차량 수만 8천 대를 넘겼고, 결국 나머지 5천여 대의 차량이 평동 일대로 몰리며 오히려 주차난을 부추긴 결과를 초래했다.

또 2016년 4월에는 수원시가 91억 5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평동 내 공영주차장 3개소를 조성했지만 수용 가능 차량 대수가 고작 600여 대에 불과, 평동 일대 난무하는 수천 여대의 불법 주ㆍ정차 차량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올해 말 평동에는 차량 1만 2천여 대를 전시할 수 있는 도이치오토월드가, 2020년에는 차량 8천350대를 전시할 수 있는 SKv1모터스가 들어설 예정으로 해당 주민들의 주차난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평동 일대 주차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주차단지가 조성돼야 하는데 이미 조성된 주차장에 대한 미지급 액수만 40억 원이 넘는 등 현실적으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며 “단속 강화와 행정 처분을 통해 주택가 불법 주ㆍ정차량들에 대한 관리ㆍ감독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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