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국회의원 막말

이관식 지역사회부 부장 k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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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서도 정치권이 시끄럽다. 청와대 특감반원의 민간인 사찰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적자 국채 폭로를 둘러싼 여야의 진실공방이 뜨겁다. 여기에 여당의 한 국회의원이 제보자에 대해 ‘나쁜 머리’, ‘양아치’ 등 인격을 모독하는 막말 발언으로 기름을 부었다. 이 국회의원이 경솔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전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감독에게 “아시안게임 우승이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말만 잘하면 어려운 일이나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도 있다. 이는 좋은 말을 하면 좋은 말대로 되고, 나쁜 말을 하면 나쁜 말대로 된다는 뜻이다. 말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선조의 지혜가 담겨 있다. 말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비수(匕首)가 되기도 한다. 함부로 내뱉은 한마디 말이 싸움의 불씨가 되고 잔인한 말 한마디가 삶을 멍들게 한다. 특히 사람관계가 더욱 복잡해지고 SNS 등 소통방식도 다양화된 현대사회에선 말의 힘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잘못 뱉은 말 한마디는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말은 인격의 거울이다. 말에는 그 사람의 인품과 교양이 그대로 녹아 있다. 세 치 혀를 여하히 놀렸느냐에 따라 인격을 달리 평가받는다. 심지어 일신의 영달과 망신이 극명하게 엇갈리기까지 한다. 사소한 일에도 고마움을 표현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말을 주로 하는 사람에게는 화해와 용서가 뒤따르고, 포용과 상생이 논의된다. 이에 반해 입만 열었다 하면 남의 흉을 보거나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남의 얘기는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강하게 내세우는 사람은 대부분 분란을 일으킨다. 이 두 유형의 사람 중 어느 쪽이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인지는 분명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때에 맞는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이다.

이관식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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