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2002년부터 작년까지 무려 17년 연속 매출액 기준 재계 왕좌 자리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03년부터 최근 7년간은 줄곧 국내 1천대 상장기업의 매출 가운데 10% 안팎을 차지했고, 영업이익 비중은 최고 30%에 달해 삼성전자가 국내 재계에 미치는 영향력과 의존도는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13일 기업정보 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 재계 1위 자리를 탈환,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대한민국 기업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고 있다.
1천대 상장사 가운데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996년에는 전체의 4.1%에 그쳤으나 2002년 5.9%로 높아진 뒤 2013년에는 11.0%에 달했다. 지난 2017년에는 10.9%였고,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 높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영업이익으로 본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더욱 크다. 1천대 상장사 가운데 삼성전자 영업이익 비중은 지난 1996년 7.3%로 한국전력(8.2%)보다 낮았으나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22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 2013년에는 무려 29.2%에 달하기도 했다. 당시 1천대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 총액 74조 7천억 원 가운데 21조 8천억 원을 삼성전자가 올렸으며, 같은 해 당기순이익 비중은 42.4%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001년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9.1%나 폭락하면서 1천대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 비중도 6.3%로 곤두박질 쳤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에는 5.7%까지 떨어지는 등 일시적인 ‘부진’을 겪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영업이익이 2년 혹은 3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서는 급격히 하강하는 패턴이 공식처럼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흐름으로 볼 때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영업이익이 크게 높아지다가 올해는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도 과거 경영 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지만, 그때마다 비용 등을 줄여 높은 이익을 내는 분모(分母) 경영보다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우는 분자(分子)경영에 집중하며 성장해 왔다”며 “창립 50주년을 맞아 공든탑도 처음부터 쌓는 심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적으로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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