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도교육청 설명회
사립유치원은 의기투합 의지다져
“정책설명회를 마치겠습니다. 사립유치원은 남아주시고 공립유치원은 나가셔도 좋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올 한해 유아교육 정책을 공유하고 기밀한 소통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한달간 도내 공ㆍ사립유치원과 정책설명회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 자리가 사실상 ‘사립유치원 성토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1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14일 부천지역을 시작으로 오는 31일 구리ㆍ남양주지역에 가기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유아교육 정책설명회를 진행한다. 도내 각 지역을 순회하는 이 설명회에는 대상 지역의 공ㆍ사립 유치원 원장과 지역 업무 담당자가 참여한다.
이날 오후 안산대학교에서는 ‘2019 찾아가는 경기유아교육 정책설명회’가 열렸다.
안산ㆍ시흥ㆍ광명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날 설명회에는 총 대상 218곳 중 66곳(30.2%)이 참석했고, 특히 사립유치원(112곳 중 49곳ㆍ43.7%)이 많았다.
설명회에서는 경기혁신교육 3.0에 대한 설명과 올해 변화되는 사항 등이 소개됐다. 주된 내용은 ▲유치원 안전교육 및 관리 강화 ▲자율과 자치의 유치원 민주주의 실현 ▲놀이중심 교육과정 정착 등이다.
이후 유치원 관계자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휴게시간이 보장됐는데 유치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없느냐’,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이후 공립유치원 확대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방과 후 교육과정 개선에 대한 진척이 있느냐’ 등을 물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하나하나 풀어가야 할 문제들이라 조금 더 논의해봐야 한다”며 “현재 시점에선 어떻게 무슨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당초 2시간 계획됐던 설명회는 1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때 도교육청이 ‘공립유치원은 나가달라’는 발언을 하자 공립유치원 관계자들이 자리를 떴다. 남은 1시간은 사립유치원의 ‘의기투합’ 자리였다. 마이크를 잡은 송기문 경기도사립유치원연합회장은 “교육부의 유치원 감사가 시작됐다”며 “그동안 사립유치원이 온갖 불신과 대립각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서로 의지하고 보완하자”며 의지를 다졌다.
한 공립유치원 부원장은 “여러 가지 질문이 나왔지만 단 하나도 시원스러운 답을 얻지 못했다”며 “더욱이 교육청 설명회에서 교육청이 사립유치원만 남기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연합회가 발언 시간을 마련해달라고 부탁해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라며 “답변이 불충분했던 것은 교육청의 현재 진행상황을 진솔하게 얘기한 것으로 일각에서의 지적도 이해한다. 앞으로 꾸준히 소통해나가겠다”고 해명했다.
이연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