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선택을 한 동료 공무원의 장례식을 치른 다음날 인천 서구 이재현 청장이 직원들과 술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더욱이 애도 기간에 향응도 모자라 구청장이 여직원에게 수치심을 주는 신체접촉 행위를 하는 등 성희롱 의혹을 담은 문자메시지까지 나돌아 지역사회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20일 서구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7시께 서구의 한 음식점에서 이 구청장과 기획예산실 직원 30여명이 회식을 했다.
회식은 이 구청장이 기획예산실 직원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마련됐고, 이들은 1차는 고깃집, 이후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고 또 맥줏집에서 술을 마신 후에야 회식 자리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구청장이 여직원에게 수차례 신체접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확인되지 않은 문자에는 이 구청장이 고깃집에서 식사가 끝날 무렵 여직원의 만류에도 얼굴에 3차례 뽀뽀를 했다고 적혀 있었다.
또 2차로 간 노래방에선 여직원에게 춤을 강요하고, 신체부위를 만졌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역 시민단체는 소속 공무원 발인 직후 불거진 회식과 성추행 의혹에 대해 이 구청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택한 소속 공무원의 발인이 끝나자마자 술판을 벌인 것은 경솔한 행동이었다”며 “성추행은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성명을 발표하고 이 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은 “이 구청장이 입장문을 발표했으나 궁색한 자기변명과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본인 스스로 구청장직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며 민주당은 몰염치하고 파렴치한 자를 비호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구청장은 “직원의 장례식을 한 다음 날 회식을 하고 노래방을 갔다는 것은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고생한 직원들을 포옹해주고 볼에 고마움을 표현했지만, 성희롱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실이 아닌 일을 악의적으로 침소봉대하며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시키는 것에 대해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구청장은 논란이 커지자 이날 예정된 4박 5일 일정의 국외출장을 취소했다.
한편, 지난 8일 낮 12시 30분께 서구청 직원 A씨(40)가 구청 인근 주차장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송길호·강정규기자
송길호기자@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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