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소다미술관은 2019년 첫 번째 기획전시로 <감각수업>을 마련했다.
오늘날 감각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감각은 자신이 습득할 수 있는 단순한 지각 경험을 넘어, 삶을 더 풍요롭고 깊이 있게 만들어 주는 감성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이번 전시는 감각의 민감도를 기를 수 있도록 다채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평면 작품들로 꾸며져 있다.
기슬기, 안준, 이다희, 이혜성, 서웅주, 신기철, 정보연 등 7인의 작가들은 소리와 향기, 맛과 온도, 부드러움과 고통, 균형과 위태로움 등 다양한 감각들을 한 화면에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기슬기는 익숙한 공간에 낯선 상황을 연출하며, 습관적인 인지에 제동을 거는 사진 작업 진행해 왔다. ‘모래를 씹는 순간’은 사람들이 불안함과 위기감을 느끼는 상황과 공간에 대한 물음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밀폐된 공간 속의 삐져나온 손, 물속에 잠긴 머리, 대못 위의 발, 끊어질 듯 아슬아슬 연결된 장막은 우리의 일상에서 만나는 불안한 감을 시각화한다.
이혜성은 식물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캔버스에 담으며, 시간을 주제로 작업한다. 전시의 출품작 ‘신곡’은 단테의 ‘신곡’에서 출발, 지옥에서 연옥을 지나 천국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세 화면에 나누어 표현했다. 싱그럽고 촉촉한 수풀을 지나 빛이 바래 바스러질 것 같은 수풀로 변모하는 화면은 자연의 질서와 순환하는 우리의 삶을 보여준다.
신기철은 강박적 불안이 느껴지는 순간들을 사진으로 포착하는 작업을 전개해 왔다. 작가의 작품 ‘침착할 수 없는 마음의 병’은 넘어가는 찻잔과 추락하는 화분 등 위태로운 순간을 마주하고 있는 사물 등을 통해 안정과 균형을 추구 하는 우리의 감각을 자극한다.
소다미술관 관계자는 “예민한 감각으로 세상과 만나고, 그 경험을 정교하게 표현하는 7명의 작가들을 통해 시각화된 감각을 만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이번 전시가 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온몸의 감각을 열고 세상과 만나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3월17일까지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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