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식 건물에 11년 된 소화기… 수원농수산물시장 ‘안전 실종’

소화기 대부분 유효기간 지났고 소화전 주변은 과일상자 산더미
울산 도매시장 화재 남 일 아냐 시장 측 “소방시설 즉시 보완”

27일 수원 권선구 농수산물 도매시장 임시매장에 비치된 소화기가 먼지가 수북이 쌓인 채 방치되어 있다. 이상문기자
27일 수원 권선구 농수산물 도매시장 임시매장에 비치된 소화기가 먼지가 수북이 쌓인 채 방치되어 있다. 이상문기자

“매장은 개장한 지 5개월밖에 안 된 신식 건물인데 소화기는 11년 전에 제조된 것이라고요?!”

지난 24일 울산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화재로 인해 수산물종합동이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수원 농수산물 도매시장 역시 설 대목을 앞두고 화재에 취약한 모습이다.

특히 수원 농수산물 도매시장 채소동은 현대화 사업을 통해 지난해 7월 개장한 신식 건물임에도 불구,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2008년식 소화기가 비치돼 있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실정이다.

27일 오전 11시께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 상인들은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채소동, 청과동, 수산물동, 관리동 등 총 4개 동으로 나뉜 임시매장 입구에는 명절 대목을 실감 나게 하듯 과일, 채소, 어류 등을 담은 상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화재에는 취약했다. 소화전 앞에는 과일 상자들이 촘촘하게 쌓여 있어 화재 발생 시 제 기능을 할 수 없었고, 시장 상인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설치한 온열기구들은 다른 전선들과 뒤엉켜 위험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27일 도매시장 입구에 설치된 소화전은 앞에 쌓인 과일 상자로 제 기능을 잃은 모습이다. 이상문기자
27일 도매시장 입구에 설치된 소화전은 앞에 쌓인 과일 상자로 제 기능을 잃은 모습이다. 이상문기자

특히 이곳의 채소동은 현대화 사업을 통해 지난해 7월 신식 건물로 개장했지만, 이곳의 소화기는 대부분 2008년 제조된 소화기였다. 현행법상 소화기의 유효기간은 10년인 것을 감안하면 신식 건물에 유효기간이 지난 소화기가 비치된 것이다.

시장을 방문한 A씨(52ㆍ여)는 “화재는 빠른 초기 진압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렇게 소화전 앞에 물건이 쌓여 있고 소화기에 먼지만 가득한 것을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든다”며 “이러한 모습들이 시민들로 하여금 시장을 찾지 않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소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화 작업들 하면서 소화기를 미처 구하지 못해 기존 시장에 비치됐던 소화기를 가져오게 됐다. 그중 일부 소화기가 유효기간이 지난 것 같다”며 “미비한 소방시설에 대해 서둘러 조치해 설 명절 준비를 위해 시장을 찾는 손님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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