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이재현 서구청장 ‘사과문’… 직원들 ‘싸늘’

내부 통신망에 “옳지 못한 행동 송구”… 성추행 관련 언급은 피해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이 구청 내부망에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사과문을 올렸지만, 직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7일 서구에 따르면 이 구청장은 최근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사과문을 ‘새울 전자시스템(서구청 직원이 사용하는 업무시스템)’에 게재했다.

이 구청장은 사과문에서 “저의 옳지 못한 행동으로 직원 여러분의 자존심과 가슴에 깊은 상처를 드려 송구스럽다”며 “유구무언입니다만, 그동안 자숙하면서 이렇게라도 직원 여러분께 사죄를 드리지 않으면 상처가 더욱더 깊어질 것 같아 염치불구하고 글을 올린다”고 했다.

이어 “동료를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러 불미스러운 일로, 열심히 일하는 직원의 자긍심에 깊은 상처를 준 것에 대해서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구청장은 “이번 일은 모두 저의 책임이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일 없도록 약속하겠다”면서 “제가 일하는 방식과 여러분께서 일하는 방식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직원분들의 목소리를 먼저 귀담아듣겠다. 늘 직원의 편에 서서 일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이 구청장의 사과문을 접한 구청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구청 직원은 “구청 분위기가 초상집”이라며 “사과문 하나 달랑 올려 더욱 분개하는 직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사과문에서 성추행 의혹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며 “구청 모든 직원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잘못 아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스로 자신(이 구청장)이 정말 억울하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해 진실 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무원노조 서구지부는 이 구청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변호사 조언을 받아 검찰과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송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