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농가들, 백신 접종 다시하고 외부인 출입 통제 등 방역 사활
“수년 동안 내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운 소들을 모두 죽여야만 할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안성에서 이틀 연속 구제역(FMD: Foot-and-Mouth Disease)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지역 내 축산농가들 사이에서 구제역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오후 안성시 양성면 방축리의 한 축산농가.
지난 27일부터 이곳에서 사육 중인 90여 마리의 한우 일부가 다리를 절고 침을 흘리는 등 구제역 의심 증세를 보이자 방역 당국은 이날 해당 축사의 소 5마리에 대해 검사를 진행, 구제역 확진 판정을 내렸다. 보건당국은 해당 축사의 출입을 통제하고 구제역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근에서 150여 마리의 한우를 사육 중인 A씨는 “1㎞가량 떨어진 축사에서 구제역이 의심되는 만큼 모든 소에 일괄적으로 백신 접종을 다시 했다”며 “지난해 10월 백신 접종을 해서 아직 유효기간인 6개월 지나지 않았지만 혹시나 구제역이 번질까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축산농가의 경우 외부인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축사 내로 들어가려고 하자 해당 축산농가를 운영 중인 B씨는 손사래를 치며 “함부로 들어오지 마세요! 제가 나갈 테니 밖에서 기다리세요”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B씨는 “어제와 오늘 연이어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어 외부인을 철저히 통제 중”이라며 “현재로선 축협에서 제공한 소독용 석회를 출입로에 뿌려놓는 게 최선이라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안성시 금광면 오산리 일대는 뿌연 연기로 뒤덮인 모습이었다. 전날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젖소 축산농가에 대한 방역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축산농가로 진입하는 도로에는 ‘이곳은 구제역 발생농장으로 사람ㆍ차량의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안내판과 함께 통제선이 설치,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고 있었다. 주변의 논에서는 구제역 확진 축사에서 사용했던 사료와 짚 등을 태우고 있었다.
통제선으로부터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서 육우를 기르는 C씨는 “불과 두 달 전에 육우로 사육하고자 송아지 28마리를 새로 들여왔는데 갑자기 구제역이 터지면서 모두 살처분해야 하나 두렵다”며 “유관기관의 철저한 방역으로 확산을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구제역 확진 축사를 기준으로 반경 3㎞ 내 사육 중인 소와 염소 등의 예방접종을 끝낸 뒤 방역초소 3곳을 설치해 주변 소독에 나서는 중”이라며 “또 구제역 의심지역의 축산 관련 종사자 및 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석원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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