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강화상륙 막아라… 필사의 방역

2010년 3만마리 살처분 축산농가 공포
강화대교·초지대교서 24시간 유입차단
불은면 등 축산밀집 단지 집중 소독분사

구제역 예방을 위한 전국 일제 소독이 실시된 7일 오전 인천 강화군 불은면 한 축산농가에서 강화군청 축산과 가축방역팀이 방역차량을 이용해 소독을 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구제역 예방을 위한 전국 일제 소독이 실시된 7일 오전 인천 강화군 불은면 한 축산농가에서 강화군청 축산과 가축방역팀이 방역차량을 이용해 소독을 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7일 오전 11시 인천 강화군 불은면 한 축산밀집 단지.

소독분사차량이 분사한 방역제의 영향으로 이 일대가 마치 짙은 물안개에 뒤덮여 있는 모습처럼 보였다.

소 500여 마리가 밀집한 이 지역 축산농가들은 방역 차량이 지나가도 여전히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2010년 인천을 강타한 구제역 사태로 축산농가 젖소, 돼지 등 3만여 마리가 살처분 된 경험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체적인 방역 작업을 펼치기도 했다.

농가들은 축산차량이 들어오는 진입로와 축사 주변에 생석회 가루와 희석된 소독액 등을 뿌리며 주변 청결을 유지하는 데 고군분투했다.

강화군은 구제역 유입을 출입구부터 원천 봉쇄했다.

인천지역 우제류 사육농장 80% 이상이 밀집해 있는 강화군에 들어가려는 축산차량은 강화대교 또는 초지대교를 통과해야 하지만 이날만은 쉽지 않았다.

방역근무자들은 축산차량과 탑승자 소독, 소독 필증 발급 등으로 분주했다.

방역 작업을 마친 차량은 차량 전면부에 소독 필증 증명서를 걸고 목적지로 떠났다.

강화군은 강화대교와 초지대교에 거점소독시설을 두고 방역 작업을 24시간 진행하고 있다.

강화군은 이날 대대적인 방역 작업에 방역 차량 4대를 총동원했고, 거점방역시설 단속을 강화했다.

고위험 축산농가로 지정된 곳은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의 연구원들이 방역 작업을 진행했다.

이들 방역관은 현장에서 소 발굽에 수포가 발생했는지 등을 확인, 구제역 증상을 살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구제역 방역 GPS 시스템이 장착된 축산 관련 차량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고위험 축산농가를 선정하고 있다.

이처럼 인천시와 강화군 등이 구제역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인천지역 축산농가들은 ‘구제역 공포’에 빠진 상황이다.

한우농장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지난번 구제역 사태로 자식처럼 키운 소를 살처분 한 기억 때문에 이번에도 불안한 마음”이라며 “시·군에서 제공하는 방역으론 부족해 소독 등 자체적인 예방을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역학조사를 통해 고위험성 농가로 의심되는 곳을 찾아가 교육 및 방역 작업을 실시 중”이라며 “지난번(2010년)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관우·이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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