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전셋값도 꾸준히 하락해 ‘역(逆)전세난’ 우려가 일고 있다.
10일 부동산 114등에 따르면 경기도와 수도권 신도시 전세값은 지난해 11월 첫째 주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전셋값 하락세가 눈에 띄게 더욱 가팔라졌다.
전국적으로도 아파트 전셋값이 급격히 하락한 것은 2009년 2월 첫째 주(-0.10%)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
여기에 올해 신규 입주 물량도 상당하다. 올해 전국 아파트 준공 물량은 39만 2천 가구로, 지난해(44만 3천 호)에 이어 공급 폭탄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토연구원은 이 같은 입주 물량 과잉이 전셋값은 물론 주택매매가격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7년 7~8월 전세가격이 치솟은 시점에 전세 계약한 세입자의 만기가 도래하는 올여름부터 역전세난이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셋값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2년 전 여름 정점을 찍었던 전셋값을 받아줄 새 수요자가 없는 상황에 빠져 집주인으로서는 대출을 통해 돈을 마련하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집을 매도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방송희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싼 전세보증금을 주고 들어갔다가 2년 뒤에 전셋값이 내려가면 집주인이 새로 전세금을 받아서 나가는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못한다”며 “여기에 집값까지 내려가면 ‘깡통전세’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현재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깡통전세와 역전세 등 상황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즉시 실태 파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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