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동장주민추천제 신청 저조 ‘골머리’

주민들이 추천한 공직자 임명 43개동 중 시범동 신청 5곳뿐
“교체 요구 오해 받을까 꺼려”

“동장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괜히 주민들이 나서서 빨리 동장 교체해 달라고 할 필요 없잖아요”

수원시가 주민들이 직접 추천한 공직자를 동장으로 임명하는 ‘동장 주민추천제’ 시행을 위해 시범동 모집에 나섰으나 신청이 저조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3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동장 주민추천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할 동을 선정하고자 각 동의 주민단체 등으로부터 대상 동 신청을 받았다. 동장 주민추천제는 동 주민단체원, 일반 주민 등으로 구성된 ‘주민 추천인단’이 직접 동장 후보자를 선정해 인사권자인 수원시장에게 추천하는 제도다. 시는 올해 구별로 1개 동씩 총 4개 동에 시범적으로 해당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수원의 43개 동 가운데 불과 5개 동만 주민추천제 시범동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각 구에 주민추천제 참여의사를 밝힌 동은 세류2동ㆍ평동(권선구), 우만1동ㆍ인계동(팔달구), 영통2동(영통구) 등이다. 장안구에서는 단 한 개 동도 신청하지 않았다.

이처럼 동장 주민추천제 신청이 저조한 이유는 자칫 동장 교체를 요구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은 주민자치위원회, 통장협의회 등 지역단체와 일반 주민 등이 할 수 있는데 지난달 인사발령 통해 신임 동장이 부임한 상황에서 굳이 주민추천제로 새로운 동장을 선출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낄 수 없어서다.

장안구의 한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는 “지역의 발전을 위해 동과 적극적인 협조를 해나가야 하는데, 주민추천제를 신청할 경우 괜히 빨리 동장을 교체해 달라는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며 “동과 여러 주민단체가 관련 내용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아직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미비한 점 등은 보완해 추진하겠다”며 “주민추천제 신청이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은 장안구의 경우 대응책 마련을 위해 14일 실무자 회의 등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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