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ㆍ동남아로 짧게 자주…지난해 국민이 해외서 쓴 돈 역대 최대

경제불황 여파 속에서도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쓴 돈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국제수지에서 여행지급이 319억 7천만 달러로 2006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여행지급은 2009년 150억 달러로 줄었다가 2012년 200억 달러를 다시 넘었고, 2015년엔 250억 달러를 초과했다. 이후 2017년엔 16.3% 뛰면서 316억 9천만 달러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해 여행지급 증가율은 0.9%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가장 낮다. 출국자 수가 8.3% 증가했지만 해외여행과 유학연수 등에 쓴 금액은 거의 늘지 않았다.

출국자 1인당 여행지급은 1천196달러에서 지난해 1천114달러로 줄었다. 1인당 씀씀이가 줄어든 배경에는 해외여행 문화 변화가 꼽혔다. 유럽이나 미국 등 장거리 여행지를 길게 다녀오기보다 일본이나 동남아 등 가까운 여행지를 짧게 자주 다녀오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여기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근거리 취항 노선 확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LCC들이 보유한 전체 항공기는 140대로 대한항공(167대)의 84%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해 여행수입은 153억 2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14.6% 증가했다. 이는 입국자 증가율(15.1%)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드 배치 관련 한류 제한령이 풀리는 조짐을 보이며 중국인 입국자가 14.9% 증가했고,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하며 일본인 입국자는 27.6% 뛰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여행수지 적자는 166억 5천만 달러로 전년(183억 2천만 달러)보다 소폭 축소됐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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