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채용부정 본격 수사… 경찰, 총장·부총장 등 소환 예정

대학 “입장 내기 어려운 공황 상태”

채용 부정으로 교육부로부터 중징계 처분이 내려진 조동성 인천대 총장과 박종태 부총장 등 대학 집행부가 경찰 수사를 받는 것으로 드러나 대학 학사 일정 등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이달 초 교육부로부터 인천대 조 총장 등에 대한 수사의뢰를 받아,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조 총장 등에게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있는지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며 “앞으로 조 총장과 박 부총장 등 대상자를 소환해 본격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3개월간(지난해 11월 6일~올해 1월 31일) 진행한 ‘공공기관 채용실태 정기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수사의뢰 대상 채용부정이 확인된 기관은 인천대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31곳이다.

조 총장과 박 부총장 등 인천대 집행부 4명은 지난해 1월 역사교육과 전임교수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면접시험에 불참한 A씨에게 3일 후 따로 면접 일정을 잡아 주는 등의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먼저 면접시험을 치른 응시자를 제치고 전임교수로 최종 합격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인천대를 대상으로 감사에 돌입, 전임교수 채용부정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결론을 짓고, 총장, 부총장, 교무처장, 전 사범대 학장 등 4명에 대해 학교 측에 중징계 처분을 요구하고 경찰에 이들을 고발했다.

결국, 대학 집행부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학사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

총장과 부총장 등 대학 집행부가 교수회의 추천을 받아 제3의 인물을 부총장으로 임명하거나, 대학원장이 총장 직무를 대행토록 하는 등의 후속조치가 필요한 상황으로 어떤 경우든 학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대 관계자는 “현재 대학 분위기는 개교이래 가장 어수선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총장과 부총장 등이 수사를 받으면서 학교 차원의 입장도 내기 어려운 공황 상태”라고 했다.

한편, 이날 권익위 전수조사에는 인천대 외에도 인천시설공단, 부평구시설관리공단, 계양구시설관리공단, 인천장애인체육회, 인천노인인력개발센터 등 5곳이 징계요구 대상기관에 포함됐다.

이번 전수조사는 전국 1천205곳 기관(공공기관 333곳·지방공공기관 634곳·기타 공직유관단체 238곳)을 대상으로 2017년 10월 특별점검 이후 시행한 신규채용과 최근 5년간 이뤄진 정규직 전환을 점검한 결과로 채용 부정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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