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편 다가오자 떠오르는 '중진 물갈이론'

청와대의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설이 피어오르면서 부처 장관 후임 자리에 더불어민주당 경기·인천 의원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일부 중진 의원들의 경우, 총선 불출마를 전제로 한 입각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후임 장관 하마평이 나오는 원혜영 의원(5선, 부천 오정)의 경우, 차기 국회의장직을 노리고 있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총선 불출마를 압박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명단을 흘리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또 통일부 장관 입각설이 나오는 송영길 의원(4선, 인천 계양을)도 내년 21대 총선 불출마를 전제로 한 입각은 희망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송 의원은 앞서 지난달 15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의 원전 축소 대안으로 추진 중인 태양광 사업을 정면 반박하고,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검토를 주장하기도 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내년 4월 총선에 불출마할 의사가 있는 의원들만 입각할 수 있는데 과연 누가 희망하겠느냐”며 “당내에 불출마하면서까지 나설 의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맞물려 당내에서 ‘중진 물갈이론’도 나오고 있다.

최근 당 지도부가 실시한 ‘20대 국회의원 직무수행 중간평가’ 시행을 전후로 급부상하는 상황이다. 의원 평가에는 20대 국회 입성 후 2년 반가량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이나 지역 활동 등이 평가 지표로 들어가 상대적으로 중앙정치에 몰두하는 중진 의원들이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의원 중간평가는 내년 총선에서 쓰일 공천 근거가 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7선의 이해찬 대표 역시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다 공천을 앞두고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경우, 중진 의원들이 물갈이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맞물렸다. 더욱이 민주당은 25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전국 지역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당무감사에 착수해 본격적으로 조직을 재정비할 방침이어서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성된 우려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차기 총선에서의 입지가 좁은 일부 중진 의원들은 공천 경쟁에서 패배의 고배를 마시느니 입각을 통해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금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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