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줄고, 폐업하고’ 작년 식당 경기 최악…생산지수 집계이후 최대 하락

평택시 팽성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Y씨(54ㆍ여)는 요즘 한숨이 잦아졌다. 지난해 이맘때부터 손님의 발길이 줄어 매출이 무려 40% 이상 감소한 것. Y씨의 작년 식당 매출은 2009년 문을 연 이후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Y씨는 “손님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국내산 음식재료를 고집하고 있지만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해 식당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인근 식당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문을 닫는 식당들이 늘고 있다”고 푸념했다.

수원에서 조개구이집을 운영했던 K씨(48)는 이달 초 급하게 가게를 정리했다. 가게 임차 계약이 보름이상 남았지만 손님이 줄고 인건비와 음식재료 가격의 상승률을 감당하기 어려워 폐업을 결정했다. K씨는 “가게 임차료가 다른 지역보다 저렴한 편이지만 매달 손님은 줄고 운영비는 늘어 어쩔 수 없이 문을 닫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 불황과 과당 경쟁 등의 여파로 음식점 매출 수준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10년 전보다 더 낮아졌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94.0(불변지수 기준)으로 전년(97.2)보다 3.2% 하락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음식점의 매출을 기반으로 작성된 서비스업 생산지수로 2015년 평균(100)을 기준으로 삼아 환산한 결과다.

불변지수는 물가영향을 제거한 값이다. 따라서 음식점 생산 불변지수 하락은 실질 매출 감소를 의미한다.

지난해 생산지수를 기준으로 전체 매출 수준을 가늠해보면 13년 전인 2005년(94.2)과 비슷한 수준이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99.2), 2009년(98.4)보다도 좋지 않다.

음식점업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창업이 쉽고 기술 장벽이 높지 않아 대표적인 서민 자영업종으로 꼽힌다. 결국 음식점업 부진은 서민층 일자리 제약과 저소득가구 소득과도 연결된다.

음식점업 부진에는 여러 원인이 겹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원재료 가격 상승과 과당 경쟁 등 경기적 요인에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외식 감소, 온라인 소비 급증, 1인 가구 증가 등 문화·인구 구조적 요인이 얽혀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로 편의점 등에서 간편 식품을 소비하는 이들이 늘고, 인건비 및 원재료 가격 상승에 중국인 여행객 감소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음식점업 경기 부진으로 소득 수준이 차하위에 속했던 자영업자들이 최하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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