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호텔 추락사 미스터리, 그는 왜 방문을 두드렸나

아들이 호텔에서 추락사했지만 의문점이 많다며 한 아버지가 조언을 구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아들이 호텔에서 추락사했지만 의문점이 많다며 한 아버지가 조언을 구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아들 호텔 추락사 사건이 숱한 의문만을 남기고 있다. 사망한 아들의 아버지 역시 이러한 의문점을 풀 길이 없어 답답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아이 하늘나라 보내고 의문점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아들 호텔 추락사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사망 당시 아들의 나이는 불과 14살,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청원인은 아내와 쌍둥이 아들을 데리고 태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여행은 회사에서 보애준 것으로, 이들 가족을 포함에 총 8가족이 대상이었다. 지난 1월 10일 새벽 태국 방콕에 도착해 한 호텔에 묵었다.

방 두 개를 배정받은 청원인은 두 아들과 따로 방을 썼다. 늦은 시각에 도착해 호텔에 짐을 풀고 곧바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새벽 6시쯤 작은 아들이 청원인과 아내를 깨웠다. 같이 있던 형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아침 시간이라 호텔에는 사람이 제법 많았다. 청원인은 여기 저기 아들의 행방을 물었다. 호텔 카운터에도 얘기했고, 가이드에게도 아들의 실종을 알렸다. 그리고 오전 7시 50분쯤 한국인 가이드가 청원인에게 휴대폰에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여줬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CCTV에는 큰 아들이 새벽 5시쯤 호텔방을 나와 이 방 저 방을 두드리고 다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심지어 청원인 부부가 잠들어 있던 방도 두드렸다. 이때 아내가 나가봤지만 누가 잘못 두드린 것으로 착각해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그 시간 큰 아들은 호텔 내부에 있던 중앙홀 난간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큰 아들은 갑자기 난간 아래를 봤고, 순간 미끄러져 앞으로 넘어졌다. 추락이었다. 영상을 본 청원인은 너무 놀라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아들을 볼 수 없었다. 호텔직원이 큰 아들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시간은 오전 5시 7분쯤. 이 주장이 맞다면 호텔 측은 애타게 아들을 찾고 있던 청원인 가족을 보고도 함구하고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청원인은 "우리가 (큰 아들을) 6시부터 찾았는데 (호텔 측은) 아무것도 알린 게 없었다. 가이드도 마찬가지였다"며 "6층 홀도 갔었지만 무언가 가려져 있어 공사를 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알고 싶은 건 이런 추락 사고가 발생했는데, 호텔 측에서는 왜 숨겼다가 나중에 알려준 것인지, 과연 그게 그 나라 법이 맞는지다"라고 말했다.

이후 청원인은 한국 외교부에 연락했다. "경찰 조사가 다 끝났다"는 가이드는 "한국으로 빨리 가려면 추락사고사로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청원인은 아들을 잃고 정신 없는 와중에 가이드가 하라는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현지 경찰서에서 만난 한국 영사관 역시 잠시 머물다 서류 처리를 마친 뒤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청원인은 "지금 생각해보면 CCTV를 10층만 보여주고 6층 홀은 보여주지 않았다. 그걸 확인했는지, 호텔 측에서 제대로 조치했는지, 대사관에서 제대로 조사했는지 의문"이라며 "왜 우리 아들은 그 새벽에 나와 혼자 다니고 난간 쪽으로 갔는지 조언을 듣고 싶다. 호텔 측은 왜 나중에 알려줬는지도 알고 싶다. 아빠로서 아무것도 못한 것에 죄책감이 있어서 그렇다. 그냥 모르고 넘어가기에는 아빠로서 남은 시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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