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독립위해 고난의 길 선택한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어려운 형편에도 배가 고파 구걸하는 사람에게 손수 음식을 제공할 정도로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이필주 애국지사(1869~1942)의 친손녀 이현경씨(67)는 “할아버지는 신앙심을 바탕으로 늘 민족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항일 비밀결사 조직인 신민회에서 활동한 이 지사는 3·1운동을 계획한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독립운동사에 발자취를 남겼다. 근대화와 민족 자주 등 2가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야 했던 격동기에서 그는 삶의 명제로 ‘민족’과 ‘신앙’을 추구했다.
1902년 기독교에 귀의한 이 지사는 민족대표 33인 중 기독교 감리회 대표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했고, 태화관에서 열린 독립선언식에도 참석했다. 이로 인해 징역 2년을 선고받아 경성교도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이 지사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이 지사에 대한 기념비는 현재 수원 남양교회와 서울 꽃재교회에 세워져 있다.
이씨는 “아버지는 투옥된 할아버지에게 사식을 넣어 드리려 음식을 가슴에 품고 다녔다. 그 상황에서도 할아버지는 힘든 내색 안 하시고 자식에게 근엄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할아버지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은 오로지 나라만을 생각해 헌신했지만, 요즘 사회지도층은 그리 보이지 않아 걱정”이라며 “선조가 어렵게 찾은 대한민국인 만큼 굳건하고 튼실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씨는 삼일절 100주년을 맞은 1일 인천 동구 창영초등학교에서 열리는 ‘100주년 3·1절 기념행사’에 참여한다. 아들·손자와 함께 3·1절 의미를 되새기고, 이 지사의 뜻을 인천 시민에게 알리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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