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립미술관, 피카소에서 김환기까지 展 개최

양평군립미술관이 2019년 첫 기획전으로 <피카소에서 김환기까지>를 열고 있다.

‘20C 세계명작판화와 한국현대판화 작품전’이란 부제가 붙은 이번 전시에는 피카소,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샤갈, 호안 미로 등 세계 미술 거장들의 작품과 한국현대판화 형성기부터 활동해 온 이항성, 김환기, 박수근, 이대원, 변종하, 황규백. 하동철, 정원철, 박광열, 신장식, 박영근 등 국내 대표적인 판화작가작품 100여 점이 전시된다.

아울러 어린이들 동반한 관람객들은 지하 전시실에 마련된 판화교실에서 판화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체험공간도 마련돼 있다.

전시된 작품 중에는 프랑스 여성 조각가이자 화가인 니키 드 생팔의 석판화가 눈길을 끈다. 1952년 보그지의 표지 모델로 등장할 만큼 뛰어난 미모를 지니고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니키 드 생팔의 1970년 작인 이 작품은 그림과 낙서로 이루어져 있다. ‘당신이 날 떠난 지금 난 무엇을 해야 하나?’란 부제 밑에 각각의 그림과 함께 “호수만큼 눈물을 흘려야 하나? 술을 마실까? 그와는 친구로 남을까? 그래야지. 별과 수정 구슬에게 점을 쳐 볼까? 태양은 다시 떠오를까? 죽을까? 여행을 갈까? 난 또다시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라며 실연당한 여인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니키 드 생팔은 이 그림을 그린 지 1년 뒤 1971년 두 번째 남편인 스위스 출신 조각가 장 팅겔리와 재혼한다. 첫 남편 헨리와 이혼한 지 10년 만이다.

우리나라 작가 중에서는 정원철의 판화작품이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약 130호 크기의 대작 2점이 나란히 전시된 그의 작품 ‘붉은 풍경’과 ‘거친 풍경’은 쓰레기 매립장을 그렸다. 매립장 주변의 환경은 흑백으로 처리하고 인간이 버린 정체 모를 물질들을 뒤덮은 강렬한 붉은색 포장 천이 화면을 지배한다. 자연보다 인간이 버린 물질이 자연을 지배하는 듯한 모습 그 자체가 바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인듯하다. 정원철 작가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초상을 제작하는 등 사회문제와 국토와 역사가 늘 그림의 주제가 되는 화가로 양평에 거주하는 우리나라 판화계의 대표적 작가다.

양양평군립미술관 관계자는 “전시는 근ㆍ현대 세계 미술 거장들의 판화작품을 시대적으로 나열하고, 미술사 속에서 판화가 차지하는 비중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면서 “판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막식은 오는 8일 오후 4시에 열릴 예정이며, 판화교실은 전시 기간 중 매주 일요일 운영한다. 입장료는 무료다. 전시는 다음달 14일까지.

▲ 니키 드 생팔
▲ 니키 드 생팔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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