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이 상장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이는 2013년 유치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자금을 현금으로 갚게 됐기 때문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인천석유화학은 조만간 8천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현금 상환할 예정이다.
이는 SK인천석유화학이 투자비 마련을 위해 신한프라이빗에쿼티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을 대상으로 RCPS를 발행한 데 따른 것이다.
RCPS는 채권처럼 만기 때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권리가 붙은 우선주를 뜻한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분류되지만, 상환권을 투자자가 아닌 발행 회사가 가지면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당시 SK인천석유화학은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2018년까지 상장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회사가 원하는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인정받기 어려워지면서 현금 상환으로 계획을 바꿨다. SK인천석유화학과 신한-스톤브릿지 간 RCPS 계약은 지난해 11월까지 유효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철회 이후 정유업에 대한 시장 심리는 여전히 부정적인 편”이라며 “SK인천석유화학으로서는 무리하게 IPO를 시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현금 상환으로 줄어든 자본력을 영구채(신종 자본증권) 발행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약 6천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3곳에 업무를 맡겼고 이들은 국내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배당으로 투자금 일부를 갚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영구채를 발행키로 한 만큼 당분간 상장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가치를 우호적으로 산정할 수 있을 때 IPO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길호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