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 활성화 ‘밑빠진 독’ 경기남부에 민간공항 조성을”

정부, 저비용항공사 3곳 추가
전문가들 “또 다른 적자 유발”

정부가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신규 저비용항공사(LCC)를 선정ㆍ발표한 것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정책을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지방공항에 대한 투자가 아닌, 수요가 충분한 경기남부지역에 민간공항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5일 강원도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플라이강원’과 충북 청주공항의 ‘에어로케이’, 인천공항의 ‘에어프레미아’ 등 LCC 3곳을 신규 선정ㆍ발표했다. 이번 LCC 발표에 대해 국토부는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가 지방공항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규 LCC 발표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항 수요의 가장 큰 요인은 ‘인구’여서 LCC가 도입돼도 지방공항 활성화가 불투명한 데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내국인만 늘어 국가자금이 해외로 유출되는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항공 전문가 A 씨는 “LCC를 도입하면 지방공항 주변에 편의시설과 도로교통 등은 단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지만 공항의 수요는 결국 공항 주변의 기초 인구”라면서 “지금까지 무분별하게 공항을 늘려 적자를 유도해놓고 이제서야 만회하기 위해 LCC를 도입하는 것인데, 결국 장기적으로 또 다른 적자를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항공관련 대학교수 B 씨는 “이번 정부의 발표로 국내 LCC는 총 9곳이 됐다. 이는 일본(8곳), 독일(5곳) 등의 선진국보다 더 많은 것”이라며 “LCC는 내국인을 국외로 수송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지 외국인을 국내로 끌어들이지는 못해 장기적으로 보면 지역자금뿐 아니라 국가자금 유출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지방공항을 위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 투자가 아닌, 1천만 명이라는 항공 수요가 있는 경기남부지역에 신공항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경기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수많은 예산과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했음에도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지방공항에 무의미한 투자를 이어갈 게 아니라, 인구와 관광자원 등이 많아 최적의 공항 입지로 평가받는 경기남부지역에 항공 인프라 조성을 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경기남부 신공항은 수도권 역차별로 고통받던 도내 시민들의 염원인 만큼 정부가 이를 외면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준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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