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떠돌이 목자’인 문동환 목사가 지난 9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8세.
고인은 목사이자 교육자, 신학자였고, 민주화 운동가이자 정치인이기도 했다. 늦봄 문익환(1918~1994) 목사의 친동생인 고인은 민주화 운동의 큰 발자취를 남긴 한국 근ㆍ현대사의 증인이다.
고인은 일제강점기이던 1921년 5월 5일 북간도 명동촌에서 독립신문 기자로 일했던 부친 문재린 목사와 여성운동가였던 김신묵 여사의 3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목사가 된 고인은 교회 안에 머물지 않고 세상에 뛰어들어 역사와 통하는 삶을 살았다. 1961년 한신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고인은 군부독재와 맞서 민주화 운동을 이끌다 유신정권의 탄압으로 1975년 해직됐다. 이후 3년여 동안 민주화 운동을 하다 투옥을 반복하다 1979년 10ㆍ26 사건으로 유신정권이 막을 내리면서 한신대에 복직했으나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다시 해직돼 미국으로 망명을 떠났다. 미국에서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과 더불어 목회 생활을 하다가 1985년 귀국해 한신대에 다시 복직했다.
1986년 한신대에서 정년퇴임을 한 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1988년 전국구 의원으로 국회에 진출해 평화민주당 수석부총재를 지냈고, 국회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이후 1991년 부인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 말년까지 젊은 목회자와 함께 성서 연구에 매진하면서 민중 신학을 넘어 ‘떠돌이 신학’을 펼쳤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아들 창근ㆍ태근, 딸 영혜ㆍ영미(이한열기념관 학예실장)씨 등이 있다. 문성근씨(영화배우)가 조카다. 빈소는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2일 오전 8시.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
이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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