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작가 성백주의 작품세계는 크게 ‘장미’와 ‘비구상’ 작업으로 나뉜다.
그의 대표작은 ‘장미’고 주된 작품소재 역시 ‘장미’다. 성 화백의 손에서 탄생한 수만 송이의 장미꽃은 어느 하나 똑같이 표현된 장미가 없다. 작품 속의 꽃병과 꽃병에 담긴 장미꽃은 한 송이 한 송이가 모두 다르며, 저마다 다채롭고 화려한 색채를 뽐낸다. 그의 손끝에서 피어 난 장미들은 작가 삶의 여정 속 내면세계가 자연스럽게 색과 조형언어로 투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장미 그림 외에도 비구상 작품들을 꾸준히 그려왔다. 늘 ‘장미의 화가’로 불리지만, 장미보다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두드러지게 보여줄 수 있었던 비구상에 대한 관심과 열망도 매우 크다. 망백(望百)이 지난 지금도 비구상 작업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성 화백에게 비구상 작업은 예술과 현실, 생존의 경계에서 늘 맞닿아 있다가 한 번씩 슬그머니 나타나게 되는 예술에 대한 본능적 욕구다. “비구상은 미술의 본질을 추구하는 실험 작업의 일환”이라는 그의 말은 이러한 조형의지를 잘 나타내 준다.
13일부터 5월19일까지 안산 단원미술관에서 성백주 작품 기증 특별展 <수만 가지 색, 오만 가지 장미>가 열린다.
성 화백은 지난 30년 동안 안산에 정착하면서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올해 94세가 된 지금도 여전히 매일 아침 일어나 그림 그리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자신의 대표작품 100점을 안산시에 기증하면서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미를 소재로 한 작품 외에 풍경, 스케치, 비구상 작품에 이르기까지 총 3개의 섹션으로 구성해 그의 화업을 시대별로 돌아 볼 수 있다. 아울러 인터뷰 영상과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성 화백의 삶과 작품세계를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단원미술관 관계자는 “전시는 작품 기증을 통해 시민들과 나누고자 한 작가의 뜻을 기리고자 기획했다”면서 “반평생을 그림 그리는 일에 몰두하면서 내면의 자유로움과 역동적인 생명력을 예술로 구현하고자 했던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살펴보길 비란다”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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