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황혼 이혼이 급증하며 이혼 건수가 4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혼인율은 취업난과 집값 상승 등의 여파로 통계작성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은 10만 8천700건으로 전년보다 2.5%(2천700건) 증가했다. 이혼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감소했다가 지난해 반등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최근 결혼 자체가 줄면서 이혼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작년 동거 기간 20년 이상 이혼이 9.7%, 특히 30년 이상은 17.3% 증가하는 등 황혼 이혼이 크게 늘면서 이혼 건수를 끌어 올렸다”며 “황혼 이혼이 늘어나는 이유는 인구 구조가 고령화됐고 기대 수명이 늘어나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유교주의적 사고에 따라 자녀를 독립시킨 후로 이혼을 미루는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혼인 지속기간 20년 이상 이혼은 전체 이혼 중 33.4%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았다. 혼인 지속기간 30년 이상 이혼도 전체 이혼의 12.5%를 차지했다. ‘신혼 이혼’이라 할 수 있는 4년 이하 이혼도 21.4%를 차지했다. 20년 이상과 4년 이하 이혼이 전체 이혼의 54.8%를 차지한 셈이다.
반면 혼인률은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지고 결혼 연령층의 인구가 줄며 197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粗)혼인율은 지난해 전국 행정기관 신고 기준으로 5.0건을 기록했다. 조 혼인율은 1980년에 10.6건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대체로 감소하는 경향이었고, 2001년에 6.7명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7명에 미달했다. 조혼인율은 2012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7년간 연속해서 하락했다.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는 25만 7천622건으로 2017년보다 6천833건(2.6%) 줄었다. 당국은 인구, 경제적 요인, 가치관 변화 등이 혼인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진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을 주로 하는 연령층이 30대 초반이라고 볼 수 있는데, 30대 초반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주거에 대한 부담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20대에서 30대의 실업률 증가가 혼인율 저조의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