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땅 DMZ ‘평화둘레길’ 이달말 열린다

파주 20㎞ 구간 잠정 계획… 임진각~도라산 전망대~철거 GP
철원 14㎞·고성 7.9㎞… 3개 구간 단계적 개방 ‘탐방길 연결’ 구상

분단 이후 ‘출입금지 구역’이었던 비무장지대(DMZ)가 남북화해무드를 타고 이달 말 닫혔던 철문을 연다.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DMZ가 민간에 개방되는 것이다.

정부는 3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ㆍ지자체 합동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DMZ 평화둘레길(가칭)’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DMZ와 연결된 파주ㆍ고성ㆍ철원 등 3개 지역을 평화안보 체험길로 이달 말부터 단계적으로 국민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둘레길 총 연장은 고성 7.9㎞가 확정됐고 파주와 철원은 각 20㎞, 14㎞ 정도의 계획이 잡혔으나 아직 변동 가능하다.

파주는 통문을 지나 DMZ 안으로 들어가는 경로를 포함할 예정이다. 파주 지역은 임진각에서 시작해 도라산 전망대를 경유해 철거 GP까지 방문할 수 있다. 특히 DMZ를 따라 한반도 동서를 횡단하는 ‘탐방길 연결사업’,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사업’과 연계될 예정이다. 길 명칭은 DMZ의 지리적 특수성과 평화염원 메시지 등이 함축돼 표현되도록 대국민 명칭 공모를 통해 4월 중 최종 선정할 계획으로, 참여자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도 증정할 계획이다.

고성 지역은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해안 철책을 따라 금강산 전망대까지 방문하는 구간이다. 철원 지역은 백마고지 전적비에서 시작해 DMZ 남측 철책길을 따라 공동유해발굴 현장과 인접한 화살머리고지 비상주 GP까지 방문하게 된다.

DMZ 평화둘레길의 기본 운영원칙은 방문객의 안전과 DMZ 생태·환경 보존에 중점을 두고 추진된다. 특히 생태·환경 측면에서 기존에 사용 중인 도로, 철책길 등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고 인위적 개발은 최소화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할 방침이다.

외래종 유입, 야생동물 이동 저해 등 생태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조치를 실시하고, 무인조사체계를 구축해 환경적 영향과 생태계 훼손 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운영 횟수와 참여인원은 군사작전 여건 보장, 자연환경과 생태보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하고, DMZ 내 방문객 출입 및 안전조치 등에 대한 국방부와 유엔사 간 협의는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DMZ 평화둘레길 개방은 남북 분단 이후 DMZ를 처음으로 개방하는 것으로, 국민이 평화를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DMZ 평화둘레길 개방은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국방부, 통일부, 환경부 등 5개 부처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파주시, 철원군, 고성군 등 3개 지자체 및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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