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탄 수학여행 버스에 불 붙어
교사·운전기사 침착한 대처 화 면해
긴박했던 강원도 고성군 일원 화재현장에서 인솔교사와 운전기사 등의 슬기로운 대처가 돋보인 것으로 나타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는 현장에서 직접 사고 대응 과정을 지켜보고 함께 한 학부모가 이런 사연을 전하면서 알려졌다.
7일 평택 현화중학교에 따르면 2학년 7개반 199명은 3일간 일정으로 숙박형현장체험학습(수학여행)을 떠났는데 수학여행 이틀째인 4일 이들은 숙소인 고성군 소재 한화리조트를 떠나 켄싱턴리조트 지하에서 ‘장기자랑’을 즐기고 있었다. 행사가 한창이던 7시55분께 학생부장인 A교사가 화재발생 긴급재난문자를 보고 이를 재빨리 전파했다. 학생들은 곧바로 지시에 따라 버스로 이동, 곧바로 대피했고 학생들이 지하에서 나와 버스 탑승 완료에 걸린 시간은 불과 3분이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버스에 화재가 발생했다. 불타는 산길을 마지막으로 빠져나온 7반 학생 30명이 탄 3번 버스의 엔진룸에 불이 옮겨 붙었다. 엔진이 꺼지고 전기가 끊어지자 자동문이 작동하지 않았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운전기사 B씨는 당황하지 않고 재빨리 수동으로 문을 열어 위기를 모면했다. 버스는 학생들이 탈출한 지 3분여 만에 불길에 휩싸였다. 안도의 숨을 채 쉬기도 전에 교사들은 학부모들과 함께 숙소였던 한화리조트를 다시 찾아가 황급히 대피하느라 가져오지 못한 학생들의 소지품을 챙겨 자정이 다 돼서 돌아왔다.
학부모 C씨는 “현관문까지 타들어간 숙소를 확인하는 순간 아찔했다”며 “긴박하고 위험한 순간에 선생님과 안전요원, 기사님들의 침착한 대응 덕분에 학생들이 무사한 것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ㆍ박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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