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조 회장을 피고인으로 한 형사재판은 물론 부인 이명희씨와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재판도 모두 중단 또는 연기될 전망이다.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재판 일정을 진행하던 서울남부지법은 8일 “조 회장의 사망 소식을 접했으며 이에 따라 재판장이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형사재판을 받던 피고인이 사망하면 재판부는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린다.
조 회장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작년 10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조 회장은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을 사들이면서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중개수수료를 챙기고, 자녀인 조현아·원태·현민씨가 보유하던 주식을 계열사에 비싸게 팔아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았다.
또 약사가 아닌데도 약국을 운영한 혐의, 회삿돈으로 변호사 비용을 낸 혐의, 해외 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 등도 받았다.
경찰이 파악한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규모는 총 270억원이었다.
검찰이 조 회장에 대해 추가로 진행하던 수사도 즉시 중단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조 회장에게 조세포탈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조 회장이 배임 행위를 저지르면서 회사에 끼친 손해만큼 본인은 이익을 얻었는데 이 수익에 대한 세금을 신고·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피의자가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된다”고 설명했다.
오는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부인 이명희씨(70)와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5)의 형사 재판도 장기간 미뤄지게 됐다.
당장 두 사람의 변호인이 재판부에 기일 변경 신청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2013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초청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 등)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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