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우 감독이 이끄는 중국, 수원ㆍ안산서 ‘공한증’ 극복 훈련
“세계 최고 기량을 갖춘 한국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기술을 배우고 ‘공한증 (恐韓症)’을 극복하기 위해 왔습니다.”
한국인 이왕우 감독(62)이 이끄는 중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지난 1일부터 수원시양궁장과 안산 코오롱양궁장에서 한국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다가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일 내한한 중국 대표팀은 쇼 호우 펑 단장을 비롯 임원 8명, 선수 8명(남녀 각 4명)으로 구성됐다. 남자 대표팀은 안산 코오롱양궁장에서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국내 정상의 코오롱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쌓고 있고, 여자 대표팀은 수원시양궁장에서 역시 국내 정상급 팀인 현대백화점과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 대표팀은 지난 5일과 6일에는 수원시양궁장에서 코오롱, 현대백화점, 경희대, 경기체고, 경희대 등과 첫 날엔 풀리그, 둘째 날에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단체전 경기를 치뤘다. 남녀 구분없이 치뤄진 첫날 리그전서 중국 여자팀은 현대백화점을 슛오프(연장전) 끝에 꺾고 남자 팀인 코오롱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중국 대표팀은 오는 10일까지 경기도에서 훈련한 뒤 11일~18일 경북 예천, 19일~27일 광주광역시에서 훈련 하는 등 약 한 달간 국내에 머물며 세계 최강의 한국양궁 배우기를 할 계획이다.
국내 실업팀과 청소년 대표팀, 인도대표팀, 중국 내몽고성 대표팀 감독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중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이왕우 감독은 “중국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에 비해 기량은 크게 뒤지지 않지만 국제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만 만나면 위축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서 “이를 극복하고자 지난달 30일 태국에서 아시안컵을 마친 후 막바로 한국으로 왔다. 한 달간 훈련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감독은 “세계 최강의 한국양궁을 배우기 위해 8차례의 국가대표 선발전 방식도 한국과 똑같이 진행해 대표를 선발했다”면서 “9,10월 약 두 달동안 다시 한국을 방문해 내년 도쿄 올림픽에 대비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양궁은 1988 서울올림픽 이전까지 한국보다 강했으나 이후 역전을 당하며 좀처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약 1천700명)보다 10배가 넘는 2만 여명의 선수가 등록돼 있는데다 클럽문화가 잘 발달되는 등 ‘즐기는 양궁’을 하고 있어 잠재력은 무궁무진 하다고 이 감독은 전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좋은 훈련 장소를 제공해준 수원시체육회와 코오롱양궁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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