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철책 걷고, 한반도 평화 연다

남동공단 해안도로 시작으로
市, 내년까지 49.81㎞ 철거계획
공원쉼터·철새 관찰대 등 설치

8일 오후 인천 남동구 운전면허시험장 부근 해안철책 앞에서 열린 ‘남동공단 해안도로 철책 철거 행사’에서 박남춘 인천시장, 이용범 시의회의장, 이강호 남동구청장과 시민 대표들이 인천시 철책 철거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철책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8일 오후 인천 남동구 운전면허시험장 부근 해안철책 앞에서 열린 ‘남동공단 해안도로 철책 철거 행사’에서 박남춘 인천시장, 이용범 시의회의장, 이강호 남동구청장과 시민 대표들이 인천시 철책 철거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철책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인천시가 남북단절의 상징인 해안 철책 제거를 통해 한반도 평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시는 8일 남동구 인천운전면허시험장 인근 해안도로에서 ‘남동공단 해안도로 철책 철거 착공행사’를 열고 해안 철책 제거를 본격화했다.

시는 송도바이오산업교부터 고잔 톨게이트까지 2.4㎞ 구간 철책을 철거하고, 이 철책을 모아 평화 조형물을 건립해 전시할 계획이다.

시는 이곳 주변에 친환경 보행로, 공원 쉼터, 철새 관찰대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 해안선을 시민에게 전면 개방하는 방안도 국방부와 협의 중이며, 개방 시 폐쇄회로티비(CCTV)를 통해 안보와 안전을 함께 확보한다.

철책 제거를 시작하는 오는 7∼8월이 남북단절의 상징인 철책이 한반도 평화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헌 시 남북교류협력담당관은 “남북의 날 선 긴장을 보여주는 철책이 철거되고 평화 공간이 만들어지면 유·무형 혜택이 인천 시민에게 돌아온다”며 “앞으로 접경지역인 강화·옹진·교동도 등에서도 철책 제거를 추진한다면 관광자원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천은 바다를 품은 해양도시이지만 북한과 마주한 접경지역 특성상 해안 철책이 많아 시민이 접할 수 있는 해양친수공간이 다른 해양도시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군사시설인 철책이 있는 해안가는 군법상 민간인은 접근할 수 없다.

접경지역인 강화·옹진을 제외한 인천해안 212㎞ 중 67.2㎞(31.6%) 구간은 철책에 가로막혀 있어, 인천 시민들은 천혜의 해양친수 공간을 두고도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는 첫 남동 해안도로 철책 제거를 시작으로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 2020년까지 전체 철책 구간 67.2㎞의 74.1%에 이르는 49.81㎞를 철거할 예정이다.

올해는 우선 만석부두와 남항 3.44㎞, 송도 물양장 1.70㎞, 거잠포 선착장 6.8㎞, 삼목선착장 0.6㎞ 구간 철책을 철거하고, 나머지 구간은 국방부와 협의를 통해 추진한다.

시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 LNG기지와 인천 SK석유화학이 있는 존치 구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안 철책을 철거한다”며 “철책 철거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해 서해와 인천 해안이 평화 지역이라는 것을 온 국민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철책 제거 행사에는 윤관석 의원(남동을), 맹성규 의원(남동갑), 이강호 남동구청장, 이용범(민·계 3) 인천시의회 의장, 박완순 17부사단장 등 관계 기관장과 지역 주민이 참석했다.

주재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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