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이미지, 삶 속에서 얻은 영감으로 시인이 할 수 있는 온갖 별 짓을 원고지 위에 선보였습니다.”
정수자 시인(63)은 개인 6번째 시집인 <그을린 입술>(발견 刊)을 출판한 소감을 밝혔다.
발견 시조 선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인 이번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됐으며 40개의 운문과 1개 산문으로 구성됐다. 시인들은 자의로든 청탁에 의해서든 자주 집필을 할 수 밖에 없어 정 시인은 이때 틈틈이 써둔 시들을 한데 모아 집을 만들어주고자 이번 시집을 출판했다.
독특한 점은 일반적인 시집과 달리 작가의 말을 산문인 ‘그므는 노래 너머’로 책 가장 마지막에 배치해 대체했다는 점이다. 각 부에는 여행, 현 세태에 대한 작가의 생각, 자기성찰 등 각자의 고유한 테마를 보유해 읽을 거리를 더했다. 그 중 이번 시집의 주제를 축약해 놓은 시가 1부 두 번째 시인 ‘별짓’이다. 별짓의 문구 중 ‘그리 오래 엉켜서 새 별 짓는 티끌이나’, ‘눈먼 듯 귀먹은 듯 오다 말다 먼말들아’ 등의 구절을 통해 별을 빚어내는 먼지들의 깊은 포옹 등 별을 짓는 행위를 엿볼 수 있다.
정 시인은 이 같이 별을 짓는 행위가 시를 쓰는 것과 유사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매번 창작 활동이 막힐 때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 분(영감)이 안 오시네”, “영감님이 안 오시네” 등을 되내이면서도 활자를 통해 접하는 단어,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이미지와 하나하나의 에피소드 등을 통해 집필한 시들이 모인게 바로 이번 시집이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도 원고 작성 후 세상에 나가게 된 시들이 흩어지지 않고 한데 모여 집을 형성하는 과정을 꾸준히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정 시인은 “개인 6번째 시집인 이번 시집을 출판하면서 주위에서 칭찬을 많이 해줘 뿌듯함을 느꼈고 이 덕분에 창작 속에서 자연스레 따라오는 공허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원고지 위에 온갖 별 짓을 하는 작가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 값 9천원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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