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지옥 ‘탈서울’… 인천 이주 러시

지난 5년 서울 떠난 인구 56만6천848명
인천·경기지역 전입 인구 63만6천827명
주거비용 절반이하·교통편리 ‘유입 밀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에 거주하는 30~40대 세대가 전·월세 등 주거비 부담 때문에 서울을 떠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폭등한 서울의 높은 집값에 못 버티고 인천·경기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탈서울 행렬이 이어지며 ‘서울 인구 1천만 시대’도 막을 내렸다.

통계청은 지난 5년간 서울시를 떠난 인구는 총 56만6천848명이고, 같은 기간 인천·경기 지역으로 전입한 순인구는 63만6천827명이라고 9일 밝혔다.

탈서울 연령대는 30~40대가 주를 이뤘다. 30대가 19만2천979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9만6천259명, 50대 9만3천16명, 60대 7만3천787명으로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서울을 벗어났다.

이제 막 가정을 꾸리거나 자녀를 낳은 젊은이들이 서울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인한 주거비용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값은 지난해에만 13.56% 올랐다. 2006년 24.11% 오른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한 셈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천445만원이고 매매가는 8억1천12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인천의 주거비용은 서울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인천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천151만원이고 매매가는 2억7천247만원이다. 전세가격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의 평균 전세가는 4억6천313만원인데 비해 인천은 2억436만원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 수도권 교통망 확충으로 서울과의 거리가 좁혀지자 ‘굳이 비싼 돈을 내고 서울에서 살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젊은 층이 늘어난 것도 탈서울의 원인 중 하나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과 가까운 인천시로 유입된 인구는 5만여명에 달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업계에는 ‘사람이 모이는 곳에 돈이 모인다’는 이론이 있는데 인구 유입과 비례해 집값이 오른다는 공식”이라며 “지난주 전국 아파트 값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인천 계양구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전국 1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편, 탈서울이 가속화 되는 데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도 한몫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서울 아파트 10억 시대에 분양가 9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한 중도금 대출을 막아놓은 정책은 자금력 높은 현금 부자들만이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김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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