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4구역·청천2구역 전쟁터 방불 골목길 덤프트럭 통행… 통학 불안
비산먼지 주택가 삼켜 고통의 나날 주민 민원에 ‘행정지도’ 앵무새 답변
지자체, 감리단에 책임전가 핑퐁게임
11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주안4동 1577 일대 주안 4구역 재개발 지역에는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공사장 밖은 대형화물차가 비좁은 골목을 드나들며 인근 학교 학생들의 등굣길 안전을 위협했다.
공사장 내에선 굴착기 2대와 덤프트럭이 철거 후 남은 잔재물과 토사를 옮기느라 날림먼지를 유발하며 철거 작업이 한창이다.
일부 건물은 철거가 끝나지 않아 흉물스럽게 방치됐다.
주민 박모씨(36·여)는 “구에 민원을 넣어봤지만, ‘공사업체에 행정지도를 했다’는 답변만 받았을 뿐 실질적인 주민 불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재개발 현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평구 청천 2구역 재개발 지역 주민들은 소음과 날림먼지에 시달리는 게 일상이다.
주민들은 날림먼지가 집안 거실이나 방까지 들어와 미세먼지 피해와 더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관리처분을 거쳐 이주·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 지역은 부평구 청천 2구역과 산곡 2-1구역, 미추홀구 주안 4구역 등 총 9곳에 달한다.
이들 재개발 지역에선 착공 전 철거작업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이 속출하고 있지만, 미추홀구와 부평구 등 해당 지자체는 감리단이나 현장 안전관리자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재개발 공사 현장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담당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등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중원구는 재개발 공사현장에 미세먼지·소음·온도 등 5가지 항목을 측정하는 자동측정기를 설치하는 등 재개발 공사 현장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중원구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공사 현장의 미세먼지, 소음 등을 원격으로 감시해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서종국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원격감시 체계 구축을 통해 공사장이 자발적으로 환경관리에 최선을 다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지자체에서 실시간 모니터링과 원격시스템으로 재개발 공사 현장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주민 피해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이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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