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非메모리 초격차 전략 ‘시동’

정부가 신성장동력과 동반성장,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잡으려고 ‘미래 육성 3대 산업’ 가운데 하나로 비(非)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낙점하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특히 업계에서도 메모리에 편중된 반도체 산업의 영역 확장과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 극대화를 노리려면 비메모리 부문 육성이 필수 과제라는 목소리가 나와 민관 공조를 통한 시너지도 기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메모리 부문 점유율을 60%에 달하는 반면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3~4% 수준에 그쳐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지난 2012~2017년에 비메모리 부문 시장 점유율이 5.0%에서 3.4%로 오히려 추락해 중국(2.2%→4.0%)에도 역전을 허용 당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을 중심으로 비메모리 육성 ‘초격차 전략’을 잇따라 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조직 개편을 통해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팀을 떼어내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한 데 이어 최근에는 파운드리 고객지원 프로그램인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도 가동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달 중에 정부와 함께 비메모리 사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먹거리’라는 의미와 함께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현 정부가 강조하는 동반성장,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에도 딱 맞아떨어지는 분야다.

비메모리 부문의 핵심인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제품 종류가 8천여 종에 달해 설계와 제조, 패키징, 테스트 등 특화 업체들의 분업이 필요하고, 장비·소재와 소프트웨어, 디자인 하우스 등 연관 산업도 다양해 이들이 유기적으로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어서다.

즉, 대기업이 사실상 독자적으로 키워나가는 메모리 부문과는 달리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의 협력이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산업 연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는 직간접 고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놓칠 수 없는 분야인 셈이다.

SK하이닉스도 2017년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예 관련 조직을 분리해 자회사(SK하이닉스시스템IC)를 설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시장 규모가 메모리의 2배에 달하고, 경제적 부가가치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육성해야 하는 분야”라면서 “오는 2030년에는 비메모리 시장에서도 글로벌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위해서는 정부와 업체의 치밀한 공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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