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방암학회에 발표한 2018년 유방암 백서를 보면, 매년 유방암 발병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000년 총 6천237명으로 집계된 유방암 환자는 매해 증가하여 2015년 유방암 환자수 2만2천550명에 이르러 15년사이에 3.6배늘어났습니다.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조사된 여성 연령표준화암발생률 추이를 보면, 다른 암종들은 모두 발병률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유방암은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2015년 여성 유방암 환자의 연령을 보면 최소 유방암 환자의 나이는 15세, 최고 연령은 92세로 어린 나이에서도 유방암이 발병하였고, 초고령에서도 유방암이 발병하였습니다. 왜 다른 암들은 발병률이 감소하는데, 유독 유방암은 증가하고 있을까요? 그 원인으로 지방ㆍ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그로 인한 비만, 발육이 좋아져서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으로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총 기간이 증가한 점 등이 요인으로 생각됩니다.
그 근거로 과거 우리나라 유방암 발병 패턴은 서구와 달리, 40대 발병률이 높았는데, 요즈음 에는 50대이상에서 발병률이 증가하여, 서구 유방암 발병률 패턴과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발병률만 보면 아직은 서구보다 낮긴 하나, 점차 증가추세에 있어 이것도 서구와 비슷합니다.
유방암의 원인으로 비만이 있습니다. 비만은 당연히 칼로리가 높은 서구화된 식생활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폐경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의 주된 공급원은 지방조직인데, 비만 여성일수록 지방조직이 많고, 따라서 에스트로겐의 수치도 높아져 유방암 발생 을 증가시킨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연구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있으나 폐경 후 여성의 체질량지수(BMI, 키/(몸무게x몸무게)) 가 5kg/m2 늘면 유방암 발생위험도는 8~19%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음주도 유방암의 원인이 됩니다. 매일 알코올 10g(40% 위스키 25mℓ, 25% 소주 40mℓ, 12% 포도주 85mℓ, 맥주 250mℓ)을 섭취하면 폐경 여부에 관계없이 7~10% 정도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매일 음주를 한다는 가정이어서, 연구결과가 일상생활과 맞지는 않겠으나 알코올은 유방암에 영향이 있습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알코올은 체내의 에스트로겐과 안드로겐의 분비를 증가시키는데, 이것이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기전 중 하나라고 봅니다. 또한 알코올의 대사물인 아세트알데히드는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고, 체내 지방의 과산화나 활성 산소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을 자주 섭취하면 필수 영양소의 부족을 초래해 발암과정에 취약해질 수 있으므로 음주를 삼갈수록 유방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겠습니다.
운동과 같은 신체적 활동은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유방암 예방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운동 자체가 체내 호르몬과 에너지 균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보고가 최근에 발표되었습니다. 일주일에 5회 이상 꾸준한 운동을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 고칼로리 인스턴트 음식보다는, 균형 잡힌 영양소로 과식 없는 식사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먹는 것만 관리하여도 체중 감소가 되고, 운동까지 한다면 더욱 균형 잡힌 몸이 되고, 암 예방까지 되겠습니다.
엄태익 수원 갑상선·유방 전문 하이유외과 원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