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인근 '다방촌', 은밀한 성매매 성업 중

메뉴판에 없는 맥주 등으로 '술판'까지

수원역 인근 자료사진 /경기일보 DB
수원역 인근 자료사진 /경기일보 DB

 

수원역 집창촌 인근을 중심으로 소위 ‘티켓 다방’이라 불리는 변종 성매매 업소가 성행하고 있어 단속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8일 오후 찾은 수원역 갓매산삼거리. 이곳을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골목길 사이사이로 걸어가자 ‘OO다방’이라고 적힌 수십 개의 간판을 볼 수 있었다.

해가 중천에 떠있음에도 화려하게 빛나는 네온 간판에 끌려 지하 1층에 위치한 A 다방으로 들어갔다. 사람 1명만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계단을 따라간 뒤 다방의 철문을 열자 알림벨이 ‘딩동’하고 울렸다. 붉은 조명으로 가득 찬 다방 안에서는 남성의 말소리와 그 말에 반응해 웃는 여성의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주문을 위해 계산대 쪽으로 다가서자 거대한 모니터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화면에는 A 다방으로 들어오는 입구와 도로 등이 적나라하게 비치고 있었다. 짙은 화장을 한 중년의 여사장은 “나이도 어려보이고 이런 데 올 사람 아닌 것 같은데…”라고 말하면서도 자리를 안내해줬다. 5천 원짜리 커피를 시킨 채 잠시 주위를 둘러보자, 멀리 떨어지지 않은 소파에서 6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과 A 다방의 여종업원이 함께 누워 은밀한 신체접촉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다른 테이블 역시 2~3명의 여종업원이 남성 손님의 옆에 착 달라붙은 채 서로 팔과 다리를 뒤엉키고 있었다.

인근 B 다방에서는 메뉴판에 있지도 않은 맥주 등으로 손님과 여종업원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취기가 올라 얼굴까지 벌겋게 변한 손님들은 주변의 눈이 의식되지도 않는지 여종업원들과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시도하기도 했다. 여종업원들은 거부는커녕 접촉하는 곳에 따라 얼마라며 오히려 금전을 요구하는 모습이었다.

이들 다방은 오전부터 영업을 시작해 오후 7~8시에는 문을 닫고, 알림벨과 CCTV 등을 설치해 방문자가 경찰 또는 단속 공무원 등으로 의심되면 문을 잠그거나 일반 다방인 척하는 방식으로 단속의 손길을 피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원역 인근은 다방뿐 아니라 안마시술소, 오피스텔 등에서 변종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으나 범위가 방대하고 성매매 현장을 잡아야 하는 탓에 단속이 어렵다”며 “주기적인 점검은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신고가 들어오면 즉각 현장 단속을 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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