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통시장] 성남 단대전통시장

넓은 주차장 갖춘 쾌적한 건물형 점포
34년간 단대 터줏대감 役…情 넘치는 시민 사랑방

겨울에는 따뜻한 온풍기가,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부는 시장이 있다. 단대전통시장은 길거리에 자리 잡은 일반 전통시장과 달리 상가의 모습을 한 건물형 전통시장이다. 오래됐지만, 잘 관리됐다는 느낌이 드는 건물에 들어서자 쾌적한 실내와 가지런히 정돈된 물건들이 마치 백화점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판매 물건이나 상인들의 분위기를 보면 틀림없는 전통시장이다. 시장 위로는 운동시설, 인근에는 오락시설과 학원 등이 들어서 있어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오가며 정 넘치는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1985년 생겨나 34년 동안 동네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단대전통시장(성남시 중원구 광명로 289번 길)은 총 74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건물의 전체면적은 6천993㎡ 규모이며 지하 1층에는 채소ㆍ정육 등 1차 상품부터 식당가, 1층은 귀금속ㆍ목기ㆍ혼수용품, 2층은 의류 등으로 이뤄져 있다. 3층은 운동시설, 4층 옥상에는 넓은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인근에는 지하철 8호선 단대오거리역과 버스정류장이 있어 전반적인 입지 조건이 좋다.

단대전통시장은 상인들의 끈끈한 우정을 자랑한다. 74개 점포 상인들로 결성된 상인회는 매월 27일마다 상인회 월례회를 열고 있다. 월례회를 통해 상인들은 서로 정보 공유, 건의사항 전달 등을 진행한다. 또 다 같이 식사를 하며 생일 축하 파티를 하는 등 상인들끼리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상인들은 자진해서 상인대학과 상인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이곳에서 맞춤형 교육, ICT 교육을 통해 상인의 기본 자질을 키우고 있다.

고객들과도 소통을 위해 항상 노력한다. 시장은 빈 점포를 활용, 특색있는 라디오 방송국 ‘정류장’을 개설해 고객과 상인의 소통공간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정이 흐르는 시장’이라는 의미를 담은 정류장은 시장을 고객이 머무는 회유형 상권으로 활성화하고, 상인과 고객들의 즐거움을 위해 5년 전 처음 만들어졌다. 생방송으로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시청하고 SNS 계정과 연동시켜 의견을 올릴 수 있는 방송시스템을 진행하고 있다. 개국 날에는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출연하기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인들의 점포ㆍ신상품 소개부터 손님 인터뷰, 음악, 상인대학 등 다양한 이야기가 시장 내 스피커와 스마트폰, 컴퓨터 화면 등으로 전파를 탔다. 현재 방송국이 리모델링하고 있어 잠시 방송을 쉬고 있지만, 5월부터는 다시 정류장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여느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대형마트 입점과 상권의 변화에 서서히 동력을 잃어갔다. 이에 단대전통시장은 빼앗긴 상권의 회복과 제2의 부흥을 위해 시설현대화 사업과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추석이면 시장에서 단대전통시장의 가장 큰 행사가 진행된다. 한가위 때면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경품행사로 전 점포 매출을 30% 향상시키고 있다. 상인회는 매년 소외된 이웃, 노인정에 김장 나눔행사, 봉사활동 등을 진행해 사랑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김병임 단대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시장이 위기일수록 상인들끼리 뭉쳐야 한다”며 “상인들이 한 마음으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시장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글_김해령기자 사진_단대전통시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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