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7일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재부각됐으나 현재 무역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크게 불안해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대회의실에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미국의 대중 추가관세 부과 예고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반응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너무 느리다면서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금요일인 오는 10일부터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이 무역협상 과정에서 했던 약속의 일부를 지키지 않았다며 관세 인상을 다시 언급했다.
이로 인해 중국 증시는 급락했다. 지난 6일 중국 상하이지수는 5.58% 폭락하고 선전성분지수와 창업판지수도 각각 7.56%와 7.94% 떨어졌다. 미국 및 유럽의 경우 개장 초반 주가가 상당 폭 떨어졌으나, 중국 대표단의 미국 방문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등 미중 무역협상 우려가 완화되면서 하락 폭이 감소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25% 하락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45%, 0.50% 떨어졌다. 원화 역외환율 변동성도 다소 높아졌으나 외화차입여건이 양호하면서 CDS프리미엄은 안정세를 유지했다.
이 총재는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필요하면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한은 간부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 총재 외에도 한국은행 부총재, 부총재보, 외자운용원장, 통화정책국장, 조사국장, 국제국장, 금융시장국장, 공보관, 투자운용부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4천40억3천만 달러로 전달보다 12억천만 달러 줄었다.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인해 다른 통화로 표시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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