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주유소 ‘보통 휘발유’
1천513.81원… 하루새 26.70원↑
2주후 인상분 반영땐 ‘고유가’
“아, 기름 어제 넣을 걸…”
7일 오후 2시께 수원시 팔달구의 한 알뜰주유소. 인근 주유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문 난 이곳은 평소보다 주유차량이 몰리면서 대기 차량만 2~3대. 이날 이곳의 보통 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498원으로 경기도 내 평균 가격(1천513원)보다 저렴했다. 이곳에서 만난 30대 P씨는 “어제만 해도 1천450원대였는데, 오늘 보니 50원 가까이 올라와 있어 놀랐다”며 “앞으로 기름 값이 더 오를 수 있을 것 같아 서둘렀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유류세 한시적 인하 폭 축소 첫날인 7일 경기도 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500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약 5개월여만이다.
국제 유가 상승 등 기름 값 상승 요인이 이번 유류세 환원 조치와 겹치면서 기름 값 상승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경기도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1천513.81원으로 전일보다 26.70원 상승했다. 전국 평균도 22.88원 오르며 1천500.12원으로 육박했다. 경유 가격은 1천381.87원, 전국 평균은 1천371.41원이다. 전일 대비 각각 20.43원과 17.65원이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6개월간 시행한 유류세 인하 조처를 단계적으로 환원하기로 함에 따라 이날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15%에서 7%로 줄였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ℓ당 65원, 경유는 46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16원씩 가격이 오르게 된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주유소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따른 가격 상승분을 단계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따른 기름 값 상승은 2주 뒤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유류세는 정유공장 반출 기준으로 적용돼 기름 운송 과정까지 포함하면 통상 2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인상분이 반영돼서다. 하지만, 기름 값이 더 오르기 전에 주유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유가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유류세 환원 이전에 매입해둔 기름이 소진될 때인 2주 뒤부터 기름 값이 인상돼야 한다”며 “다만 전날 기름 ‘사재기’가 있었고, 기름 값이 더 인상되기 전에 주유하려는 수요가 한동안 몰리면서 시차가 일주일 정도로 단축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유류세 환원조치가 국제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NYMEX(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6일(현지시각) 기준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0.64달러로 마감됐다. 1년 새 최저점이었던 지난 1월2일 53.89달러에 비하면 31.1%(16.75달러) 올랐다. 국제 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에 반영된다. 이를 감안하면 당분간 기름 값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전국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은 이달 첫째 주까지 11주 연속 올랐다. 오름폭은 4월 첫째 주 9.8원, 둘째 주 10.3원, 셋째 주 14.8원, 넷째 주 17.9원에 이어 이달 첫주 19원으로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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