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각종 매체에 등장하는 모습은 이제 어색하지가 않다. 어느 곳을 가더라도 외국인을 접할 수 있고 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일하는 모습은 일상이 됐다.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지역경제의 수레바퀴가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세계화와 다문화 시대에 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은 236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2008년(115만 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저출산ㆍ고령화 사회로 인한 외국인 노동력과 국제결혼 등이 늘어나면서 국내 거주 외국인은 계속 증가 추세다.
안산시의 경우 ‘미니 지구촌’으로 불린다. 안산시에는 110개 국가 8만 6천780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전체 주민 71만 6천여 명의 12.1%에 달하는 규모다.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외국인까지 찾아와 10만 명 이상이 안산에 몰린다. 다문화특구로 지정된 원곡동 일대는 다양한 언어로 된 간판이 즐비하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양해 마치 외국 도시를 방문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다가오는 20일은 ‘세계인의 날’이다. ‘Together Day’라고 불리는 세계인의 날은 2007년 제정돼 올해로 12주년을 맞는다. 5월20일을 기준으로 1주간은 ‘세계인 주간’으로 전국 각지에서 세계문화체험, 세계음식체험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퍼레이드, 축하공연 등이 펼쳐진다.
이처럼 의미 있는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리지만,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아직도 부족한 편이다. 농촌에서는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배우자를 구해 다문화가정을 꾸려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과 피부와 언어가 다르다고 차별하고 무시하는 사례가 종종 벌어진다. 아직도 국적을 취득하지 못해 의료·교육 등 국가의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결혼이주여성도 많고, 사업주의 부당한 대우나 불합리한 제도로 인해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세계인의 날을 맞아 이국만리 타향에서 이주해온 외국인 근로자나 결혼이주여성, 다문화가정 등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 보는 건 어떨까. 세계화와 다문화 시대에 발맞춰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다양성을 존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관식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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