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색… 지자체 교류사업 ‘스톱’

고양, ‘옥류관 국내 1호점’ 유치… 北 수개월째 묵묵부답
김포는 추경 예산까지 편성한 ‘한강하구 물길열기’ 무산
용인 유소년축구대회·수원 아이스하키 교류도 기약 없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다시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경기도 시ㆍ군들의 남북교류사업 역시 난항에 빠졌다.

특히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북한의 대표 음식점인 ‘옥류관 국내 1호점’ 유치에 나섰던 고양시와,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수억 원의 예산을 이미 확보한 김포시 등은 갑작스레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1일 고양시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해 10월 ‘10ㆍ4 남북공동선언 11주년 남북공동행사’에서 평양 옥류관의 경기도 유치 등의 내용이 담긴 교류협력 6개 조항을 북측과 합의했다. 이러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옥류관 유치를 희망하는 도내 지자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런 가운데 고양시는 북측 관계자가 직접 시를 방문한 것은 물론 북한의 민간 협상을 전담하는 ‘조선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의 리종혁 부위원장이 이재준 고양시장을 만나 옥류관 유치 예정지에 대해 설명을 듣는 등 유력한 후보지로 꼽혔다.

또 고양시는 당시 북측의 요구로 한옥을 테마로 한 ‘옥류관 국내 1호점’ 건물의 구체적인 설계도면까지 전달했다. 이 때문에 고양시도 옥류관 유치에 자신하며, 옥류관 유치를 통해 남북교류협력의 전진기지로 도약하고 국제전시장인 킨텍스와 함께 남북교류 행사 개최 시 시너지 효과 등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최근 남북 상황이 교착상태에 머물면서 기대를 모은 옥류관 유치 역시 수개월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설계도면을 받은 북측은 고양시를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현재까지 전달된 의사도 전혀 없다.

김포시는 남북정상회담 1주년(4월27일)에 맞춰 2억 8천만 원 규모의 추경 예산까지 편성하며 ‘한강하구 물길열기’ 행사를 계획했지만 행사가 무산, 무리한 예산 편성이었다는 시의회의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종우 김포시의회 행정복지위원장은 “애초부터 사업추진이 어려웠음에도 예산확보를 강행한 것이 문제”라며 “6월 임시회 때 분명히 책임을 묻겠다”고 지적했다.

용인시의 경우 백군기 용인시장의 공약사항으로 남북유소년축구대회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현재까지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안양시는 지난해 11월부터 남북교류협력위원회 회의를 열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자 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사업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전 국민에게 감동을 주었던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을 계기로 여자아이스하키팀을 창단한 수원시 역시 남북관계가 좋을 경우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교류전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현재는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또 북한 화장실 개선사업, 평화 통닭 축제 등 수원시를 상징하는 ‘화장실 문화’와 ‘통닭’을 이용한 남북교류 사업도 구상 중이지만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또 수원시는 23일부터 25일까지 관내에서 개최되는 ‘2019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에 북한 청소년을 초대하고자 했지만 무산됐다.

수원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남북관계 속에서는 지자체가 교류사업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라며 “수원시는 2023년까지 50억 원 규모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조성할 계획인데,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기금 조성은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종합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