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 인천 중부청소년경찰학교 찾아
학폭 근절·친구 지킴이 ‘소중한 시간’
“앞으로 저와 같이 따돌림에 시달리는 학생이 없도록 주변 친구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요”
27일 오후 인천 중부청소년경찰학교를 찾은 20명의 다문화 가정 초등학생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수갑·삼단봉·금속탐지기·테이저건 등 경찰 장비를 체험하는 시간, 학생들 표정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수갑을 채우는 과정을 체험하는 학생들은 경찰관이 설명하는 체포과정에 관심을 집중했다.
한 학생은 경찰이 범죄용의자를 체포할 때 그 이유와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인 미란다원칙을 고지하며 수갑을 채워 웃음을 자아냈다.
테이저건 시연에서는 순간 교육장이 조용해졌다.
테이저건의 전류가 눈에 보일 정도로 강렬해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긴장했다.
사격훈련도 이어졌다.
스크린에 나오는 과녁에 레이저총을 든 학생들은 멋진 자세로 과녁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이어 흡연·따돌림·금품갈취 등 학교폭력예방에 대한 역할극과 교육이 진행됐다.
7~8년 전 부모를 따라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유원영양(11)은 “저학년 때 다니던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 최근 다른 학교로 전학했다”며 “이번 체험을 통해 앞으로 같은 일을 당하는 친구들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는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인천 청소년경찰학교는 학교폭력 예방을 목적으로 지난 2014년 개설됐다.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학교폭력 방어자로서 또래 지킴이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인천 청소년 경찰학교 3곳에서 총 275회에 걸쳐 4천511명의 학생이 체험교육을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날 교육을 담당한 장성욱 인천 중부청소년경찰학교 교장은 “국제화 시대가 되며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고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체험형 교육을 통해 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인식이 확립돼, 그와 관련된 학교 폭력 예방이 효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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