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국가 외교기밀 유출을 공익제보로 두둔하는 정당 행태, 깊은 유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한·미 정상 통화 내용 유출 논란과 관련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정상 간의 통화까지 정쟁의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의 알권리’라거나 ‘공익제보’라는 식으로 두둔하고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자유한국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을지태극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자유한국당이)국정을 담당해봤고,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의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을 기본과 상식을 지켜주길 요청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며 “변명의 여지없이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당리당략을 국익과 국가안보에 앞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여야 국민과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 소속 주미대사관 참사관과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 의해 벌어진 이른바 ‘한미 정상 통화 내용 유출’ 파문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완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며 “각 부처와 공직자도 자세를 새롭게 일신하는 계기로 삼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을지태극 국무회의는 정부세종청사의 각 부처 훈련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약 30분 동안 영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무위원들은 곧이어 법률안 등을 논의하는 정기 국무회의를 이어 개최했다.

국무회의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을지태극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NSC 모두발언에서 “자주국방은 정세의 변화와 상관없이 추구해야 하는 독립된 국가로서 변함없는 목표”라며 “을지연습과 태극연습을 처음으로 통합해 실시하는 이번 연습을 향후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비하고 자주국방 역량을 굳건히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을지태극연습은 한미연합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중단됨에 따라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과 한국군 단독훈련인 ‘태극연습’을 통합해 민ㆍ관ㆍ군이 참여하는 형태로 올해 처음 개최됐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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