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반월시화산단 ‘제조업 메카’ 위상 찾는다

道 ‘제조업 르네상스’ 추진… 이달 말 프로젝트 초안 제시
도북부 등 일터 혁신·스마트산단 ‘사람 중심 산업생태계’로

경기지역 제조업이 붕괴,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은(본보 2월 21일자 1면) 가운데 경기도가 ‘제조업 르네상스’를 일으킨다. 도는 일터 혁신ㆍ스마트산업단지 등 사람 중심의 산업생태계를 추진, 반월시화산단과 경기북부 등 전통의 제조업 메카들이 들썩일 전망이다.

9일 도와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도는 이달부터 경기연구원을 통해 제조업 르네상스 추진 전략을 연구한다. 제조업 르네상스란 인류의 문화ㆍ사상을 뒤흔들었던 14~16세기 서유럽 르네상스 운동처럼 수십 년간 이어진 제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이처럼 큰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도내 제조업이 큰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분야 중에서 제조업은 경기지역 경제의 핵심이다.

총 생산규모(380조여 원)에서 제조업 하나만 약 40%(150조여 원)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산업단지의 가동률 하락세, 수출 주력 상품인 반도체에 대한 해외 수요 부진, 중국의 경쟁력 강화 등에 따른 전국적인 제조업 침체 현상은 도내 깊숙하게 퍼졌다. 연초 기준으로 1년 만에 제조업 취업자가 13만여 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도는 일본의 ‘모노즈쿠리’,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등 해외 주요사례를 참고하며 사람 중심의 제조업 혁신을 준비하기로 했다. 모노즈쿠리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자세, 이른바 장인정신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지역 중소기업의 장인정신을 우대, 대기업 못지않은 강소기업으로 지원하고 있다. 독일 정부의 정책인 인더스트리 4.0은 제조업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 스마트공장을 양산하는 게 주요 골자다. 결국 도의 로드맵도 지역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 산단을 육성, 제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번 연구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방점이 찍히고 스마트산단을 주목하면서 과거 제조업 부흥지역이 재조명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곳이 정부의 스마트산단 선도지역으로 꼽힌 반월시화산단이다. 제조업 종사자 밀집지역인 안산과 시흥에 신바람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아울러 대기업이 밀집된 남부와 달리 어렵게 산업 생태계를 꾸려가던 경기북부도 관심 지역이다. 섬유, 가구, 플라스틱 등 지역만의 특화 산업을 보유한 만큼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도는 이달 말 베일에 감춰진 제조업 르네상스 프로젝트 초안을 제시하고, 연말까지 연구 과제를 마무리한다. 연구 기간인 9월에는 정책 대토론회를 개최,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경기연구원 관계자는 “포용적 혁신성장과 좋은 일자리 창출, 중소제조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이 이번 연구의 주요 과제다”라며 “대한민국 제조업의 중심이 경기도인만큼 앞장서서 제조업 혁신생태계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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