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영원한 동지’ DJ 곁으로

여야, 일제히 추모… “인권운동·민주화 거목 잃었다”

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운동가’로 한국 현대사를 오롯이 겪은 이희호 여사가 향년 97세로 세상을 떠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영원한 동지’였던 이 여사가 여권의 ‘큰 어른’이었던 만큼 정치권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여사 서거 직후 애도사를 냈다. 문 대통령은 “이희호 여사님께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만나러 가셨다. 조금만 더 미뤄도 좋았을 텐데, 그리움이 깊으셨나 보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여사님은 ‘남편이 대통령이 돼 독재하면 제가 앞장서서 타도하겠다.’ 하실 정도로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 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님과 인생의 동반자로서 정치적 동지로서 ‘행동하는 양심’이란 무엇인가를 몸소 보여주셨다. 우리는 여사님께 큰 빚을 졌다. 그 빚을 다 갚지 못했는데, 더 나은 세상, 더 평화로운 세상을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이렇게 떠나보내 참으로 애석하다”고 애도했다.

이 지사는 “여사님과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이루고자 하셨던 길, 민주주의와 평화의 길, 그 길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것으로 제 존경의 마음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각 정당에서도 이 여사를 애도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여사님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배우자를 넘어 20세기 대한민국의 위대한 여성 지도자로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여성 인권 신장과 민주화에 앞장서신 분”이라며 “(이 여사는) 김대중 대통령 당시 (영부인으로서) 국난 극복과 정치안정에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부인이기 이전에 여성운동가이자 인권운동가로서 민주주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셨던 분”이라면서 추모의 글을 올렸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치적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김대중 대통령님의 삶에 이희호 여사님이 계셨던 것을 국민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고인의 필생의 신념이었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6·15 공동선언을 계승 실천하고,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평화 협치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약속했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이희호 여사의 부음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

이 여사의 부음이 우리 정부를 통해 공식적으로 전달되면서 북측이 조문단을 보내올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북한 조문단 파견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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